콘텐츠목차

「먼 그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6219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강원도 강릉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연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43년 - 서영은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83년연표보기 - 「먼 그대」 발표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83년 - 「먼 그대」 제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성격 단편 소설
작가 서영은

[정의]

1983년 발표된 강릉 출신 작가 서영은의 단편 소설.

[개설]

「먼 그대」는 서영은의 단편 소설로 『한국 문학』 1983년 5월호와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중단편 소설집의 제목으로 채택한 『먼 그대』[사피엔스, 2012]도 출판되어 있다. 여주인공 '문자'는 삶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 정도로 강인한 내면을 지녔다. 남자[한수]에게 자신의 아이를 뺏기고, 돈을 뜯기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간다. 문자의 자신감을 보면 진정성이 있는 자신감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녀만의 '정신 승리'에 더 가깝다.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삭이는 것이 그녀의 삶의 방식이자, 가정을 가진 유부남을 끝까지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현실과 사랑 사이에서 사랑을 선택하여 고통을 감내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구성]

소설 「먼 그대」에는 주인공 '문자'와 그가 사랑하는 남자 '한수', 그리고 그녀의 이모가 핵심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인공 ‘문자’는 유부남을 사랑하며, 그의 아이를 낳아 기른다. 그러다 한수의 부부에게 자신의 아이까지 빼앗겼는데도 꿋꿋하게 견디면서, 그 남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살아간다. 남자 ‘한수’는 국회의원 비서로 있다가 그 의원이 장관이 되자 광업소 소장으로 영전되어 풍요롭게 살아간다. 그래도 ‘문자’를 도울 생각은 하지 않다가 정권 교체기[박정희 피살 사건 배경]에 몰락한 상황이 되자, 문자의 돈을 뜯어내는 데 혈안이 된다. 한편, 한국에 남아 있는 이모는 주인공의 유일한 혈육인데도 조카를 도울 생각보다는 자신의 잇속 차리기에 더 약삭빠르다. 이모는 생활이 넉넉한 상황이지만 돈을 빌려 달라는 ‘문자’의 요구에 이자를 뜯어낼 궁리만 할 정도로 냉정하다. 이모마저 주인공을 냉정하게 대하는 상황을 통해 현실이 더욱 삭막하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 준다.

[내용]

"물론 이보다 몇 배나 불리하고 괴로운 일을 당한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기에게 지워진 어떤 가혹한 점에 대해서도 결코 화를 내거나 탄식하지 않았고, 피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억센 정신은 아직도 얼마든지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 있다는 듯이, 항시 무릎을 꿇고 있었다."라는 서술에서 보듯, 주인공 '문자'는 어려운 사회생활을 겪으면서도 모든 것을 스스로 견디어 낸다. 오히려 그 무거운 짐을 자청하여 짊어지는 고통 속에서 '정신 승리'에 가까운 자조섞인 승리감을 내면화한다. 다들 조건이 좋은 직장을 찾아 떠나는데도, 한 직장에서만 견디고 있는 주인공 '문자'를 두고 동료들은 그녀를 철저하게 무시하거나 조롱한다.

"H 출판사 직원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문자는 그저 ‘죽은 듯이 가만히 있는 사람’으로만 보였다. 그네들은 아무도 문자의 그런 침묵이 ‘어떤 상황, 어떤 조건 아래서도 나는 살아갈 수 있다’는 절대 긍정적 자신감에서 기인된다는 것을 몰랐다."라는 소설 대목처럼 주인공은 스스로의 자신감에 취해 있다. 이 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그리움 덕분이다. "그녀로선 무엇을 하든 그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 것뿐이었다. 콩나물을 다듬든, 연탄불을 피우든, 지붕 위의 눈을 치우든 그를 생각하노라면 어딘가 높은 곳에 등불을 걸어 둔 것처럼 마음 구석구석이 따스해지고, 밝아오는 것을 느꼈다."는 마음에서는 지독한 짝사랑이 먹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의 사랑에 비해 유부남인 남자는 냉랭하기만 하다. 그것을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고 그 곁을 지키는 마음이라든가, 그 남자가 경제적으로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더욱 사랑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에서 소설 제목인 '먼 그대'의 의미를 짐작하게 한다.

[특징]

작가 서영은은 1943년 강원도 강릉시 남문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6·25 전쟁을 겪었으며, 1959년에는 어머니가 민주당의 부녀부장으로 활동한 까닭에 공무원이던 아버지가 직장을 잃는 이데올로기의 비극도 가정사 속에서 체험했다. 1987년에는 같은 강릉 출신의 소설가 김동리와 결혼했다. 30년 연상이자 스승이었던 김동리(金東里)[1913~1995]의 세 번째 아내가 되면서 문단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동리를 향한 작가 서영은이 지킨 사랑의 무게와 소설 속 주인공이 지닌 사랑의 무게가 오버랩되기도 한다.

"한수는 그녀에게 천 개의 흉터를 내었을 뿐, 그녀가 그 흉터를 스스로 딛고 일어선 지금에 이르러서 그는 이미 그녀의 맘속으로부터 지나가 버린 그 무엇이었다. 그가 무자비한 칼처럼 그녀에게 낸 상처 하나하나를 딛고 일어설 때마다, 문자의 정신은 마치 짐을 얹고 또 얹고 그러는 동안 자기 속에서 그 짐을 이기는 영원한 힘을 이끌어 낸 불사(不死)의 낙타 같았다."라는 대목에서처럼 단편 소설 「먼 그대」에는 낙타가 상징어로 등장한다. 소설 속의 낙타는 “사막과도 같은 황폐한 현실을 견디는 존재”로 주인공 문자를 닮았다. 또 리비아 유목민의 이야기 역시 주인공 문자를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 ‘도시를 버리고 뜨거운 사막 깊은 곳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아가는 유목민’의 삶을 통해 주인공 문자의 삶을 드러낸다.

"그는 이미 한 남자라기보다, 그녀에게 더 한층 큰 시련을 주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멀어지는 신의 등불처럼 여겨졌다. 그리하여 그녀는 그것에 도달하고픈 열렬한 갈망으로 온몸이 또다시 갈기처럼 펄럭였다."라는 대목에서는 주인공이 사랑의 여정을 향해 발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소설의 끝은 사랑을 향한 고통의 길을 계속 걸으려는 주인공으로 마음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의의와 평가]

서영은의 단편 소설 「먼 그대」는 『한국 문학』 1983년 5월호에 발표되었으며, 그해 이 작품으로 제7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문학사상사, 1983]에도 수록돼 있다. 2005년에는 일본어 판 「먼 그대[遠]」가 출판되었으며, 2015년에는 윤석화 연출로 연극 「먼 그대」가 무대에 올랐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