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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 사람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5223
한자 官舍-
영어공식명칭 The people of official residenc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강릉
시대 현대
집필자 김정남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43년 5월 18일연표보기 - 서영은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80년 7월연표보기 - 「관사 사람들」, 『문학 사상』에 발표
성격 중편 소설

[정의]

강릉 출신 작가 서영은의 중편 소설.

[개설]

「관사 사람들」은 ‘K사범 학교’ 관사를 배경으로, 이 학교 박창민 선생과 결혼해 서울에서 이사를 온 ‘숙희’라는 그의 아내를 상대로 한, 부인들의 집단 따돌림과 K사범 학교와 앙숙 관계인 인근 K여학교 여학생의 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박 교사의 외로운 싸움을 다루고 있다. 「관사 사람들」에는 ‘옥천동’이라는 동 이름이 구체적으로 등장하므로 K사범 학교와 K여학교가 각각 강릉 사범 학교강릉 여고를 모델로 한 것임이 분명하다.

폐쇄적인 지역의 한 학교 사택에서 서로 얽혀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울에서 이주해 온 ‘숙희’와 그의 남편인 박 교사를 어떻게 철저하게 타자화하는가를 내밀하게 고찰함으로써 인간의 비이성적 집단주의와 그로 인한 소외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1980년 『문학사상』 7월호에 발표된 서영은의 중편 소설로서, 『시인과 촌장』-서영은 중단편 전집 3 [도서출판 둥지, 1997]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전체적인 서사의 맥락은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관사 부인들의 집단 따돌림 속에 시달리는 숙희를 중심으로, 한 개인에게 가해지는 집단적 적의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두 번째는 K사범 학교 학생의 K여학교 학생에 대한 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박창민 선생의 고난을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위 애교심이 어떻게 집단적 광기로 변질되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결국 이 두 가지 서사는 관사 사람들의 집단주의로 수렴되는데, 비이성적 집단체로 결속된 관사 사람들과 학교 구성원들의 정신적 폭력이 한 개인의 삶과 영혼을 어떻게 파괴시키는가에 핵심을 두고 있다.

[내용]

「관사 사람들」에서 숙희는 K사범 학교의 박창민 선생과 결혼해 K시에 오게 된다. K사범 관사에 살게 숙희는 용만의 엄마이자 ‘공민 선생의 부인’, 나미와 나라라는 쌍둥이 딸을 둔 ‘음악 선생의 부인’, 가장 연장자이자 이들 중 유일하게 사모님 소리를 듣는 ‘체육 교사의 부인’으로 대표되는 관사 부인들로부터 질시의 눈길을 받게 된다. “사십이 넘은 중늙은이에게 애송이 각시가 뭐이 답답해서…….”라는 말이 인사이고 보면, 숙희를 향한 그들의 악의적인 태도는 여실하게 들어난다.

그들은 숙희의 옷차림에서 심지어 손톱에 매니큐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못마땅하다. 그리하여 숙희를 타이르겠다는 명목으로 그녀 앞에 서지만, 오히려 그녀의 어머니가 화단(畵壇)의 거물급 명사라는 사실에 ‘나라 엄마’는 “명치 끝이 뜨끔하도록” 놀라고 만다. 어쨌든 그들은 차림새와 장신구 등 온갖 것을 지적하고 돌아간다. 게다가 K사범 학교가 인근의 K여학교와 적대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박 선생만 K여학교 관사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며 분노의 감정을 전한다. 이처럼 스물네 살의 숙희는 방문을 닫아도 언제나 자신의 생활을 감시하는 눈초리로 인해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공민 선생의 아들 용만이 연루된 K여학교 학생에 대한 폭력 사태가 발생한다. 이를 목격한 박 선생이 폭력을 행사한 용만을 포함한 세 명의 남학생을 훈계를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학교의 배신자가 되어버리고 더 나아가 폭력을 당한 여학생과 자신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악의적 루머까지 겹치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게 변질되어 간다. 이 상황 속에서 숙희마저 그와 여학생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여학생을 찾아가 교복을 찢고 머리를 쥐어뜯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된다. 숙희는 여학생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고 집으로 돌아오고, 이를 목격한 박 선생은 당신들의 장난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똑똑히 보라며, “이제는 아무도 우리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못하도록 싸울 테야.”라고 외친다.

[특징]

「관사 사람들」은 ‘타인의 감옥’에 갖혀버린 숙희의 행동과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사 사람들 특히 공민 선생의 부인[용만 엄마], 음악 선생의 부인[나라 엄마], 체육 교사의 부인[옥자 엄마]으로 대표되는 부인들의 속물성(snobbery)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관사 사람들의 무지에 가까운 집단적 공모가 한 개인의 정신과 육체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리얼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여학생 폭행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배타적 애교심이라는 집단주의에 부딪친 박 선생의 외로운 싸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학교 간의 알력과는 무관하게 끝까지 여학생의 편에 서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으며, 이제까지 “자기의 삶을 남의 수중에 던져 놓고 방관만 해온 우리 잘못이 오늘의 불행을 가져온 것”이라며, 불의와 왜곡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그의 외침이 작품의 대미와 맞물려 강한 시사성을 드러낸다.

[의의와 평가]

「관사 사람들」「시인과 촌장」과 함께 서영은의 초기작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강릉을 배경으로 한 작가의 성장기 체험이 짙게 배어 있다. 특히 작가의 강릉 사범 학교 수학 경험에서 얻어진 소재들이 이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재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사 사람들」은 지역 소도시의 사범 학교 관사라는 폐쇄적인 한 공간에서 나타나는 배타주의와 애교심이라는 집단주의가 어떻게 광기(狂氣)화할 수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이는 집단체에서 형성된 비이성적 공속감(共屬感)이 외부의 이질적인 요소를 수용할 수 없는 데서 나타나는 모순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관사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구체적인 사건과 디테일한 심리 묘사를 통해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참고문헌]
  • 서영은, 「관사 사람들」(『시인과 촌장』-서영은 중단편 전집 3, 도서출판 둥지,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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