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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1452
한자 名節飮食
영어음역 myeongjeol eumsik
영어의미역 festival food
이칭/별칭 절식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강원도 강릉시
집필자 윤성재

[정의]

강릉 지역에서 각 절기의 특별한 날, 즉 절일(節日)을 맞아 그 뜻을 기리면서 만들어 먹는 음식.

[개설]

절일은 한 철의 명절을 일컫는 말로, 이때 여러 제사나 민속놀이 등의 행사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형성]

명절 음식, 즉 절식은 우리나라의 세시풍속(歲時風俗)과 직접 연결되는 식생활 풍습의 하나이다. 지역적인 자연환경, 농업, 어업 등 각 지역에서 주를 이루는 생업의 특성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조상 숭배의 사조와 기복(祈福)·기풍(祈豊)·면액(免厄)의 관념 등이 연결되고 복합되면서 서로 공감하는 가운데 이루어져 왔다. 명절 음식은 지역성과 사회성이 짙은 것으로, 긴 역사를 거쳐 형성된 우리의 생활의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명절 음식의 재료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면서도 각 계절에 많이 생산되는 재료를 기본으로 한다. 명절 음식에서 기본적인 것은 쌀과 잡곡을 기본 재료로 하는 떡으로, 그 계절의 기후와 생산에 맞추어 각기 다른 것을 만든다.

[봄 명절]

전통적으로 봄은 음력 1월부터 3월까지를 말한다. 이 시기는 예축적인 의미의 행사들이 중심을 이루며 한 해 동안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게 된다. 농경의례적인 생산력, 전통적인 의례의 시작을 알리므로 다양한 행사들이 집중된 계절이기도 하다. 강릉에서도 전체 시시풍속의 절반 이상이 봄, 그 가운데도 정월에 집중되어 있다.

1. 설날

정월 초하루는 설날이다. 강릉 지방에서는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며 만두가 들어간 떡국으로 시작을 한다. 떡국의 흰 가래떡을 동전처럼 동그랗게 썰어야 좋고 만두는 말굽처럼 만들어야 재물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절편, 인절미, 적, 다식, 배, 감, 밤, 과줄, 깨엿 등도 차린다. 그러나 흰떡은 만들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하여 별로 많이 만들지 않는다. 강릉 지역에서는 개피떡이 보편적인 듯하다.

봄을 맞는다는 뜻으로 ‘세주(歲酒)’를 마신다. 각 가정마다 술을 담는데, 농촌 지역에서는 막걸리를, 시내에서는 양조장에서 술을 사와서 마셨다. 또 흰 떡과 송편, 절편, 개피떡을 만들어 마을 노인들을 대접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제례를 지내는 집에서는 안택제와 텃고사도 지내고 배가 있는 선주들은 배에 모신 배성주신을 위하며 풍어와 무사고를 빈다. 떡국을 메 대신 놓고 제물은 평소 잡았던 생선 가운데 크고 좋은 것을 잘 말렸다가 쓴다.

2. 까치보름·대보름

정월 14일을 강릉 지방에서는 ‘까치보름날’이라 부른다. 이 날 아침에는 오곡밥을 해 먹고 저녁에는 밥 대신 만두국과 국수를 일찍 먹는다. 일찍 먹는 것은 농가에서 추수를 일찍 끝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는 뜻이 있다. 까치보름날에는 설떡을 만들다가 남은 떡무거리를 잘 보관하였다가 떡국이나 만두국에 넣어서 함께 끓여 먹으면 그 집 맏딸이 시집가서 잘 산다는 속신이 있다.

오곡 풍작을 기원하는 뜻으로 오곡밥을 만들고, 부식으로 묵나물, 해산물, 채소, 고기를 장만한다. 약밥은 다른 지역과 비슷한데, 정월 보름날 만든다. 약밥은 찹쌀, 곶감, 참기름, 밤, 대추를 넣는다. 혹은 찹쌀을 찌고, 간장만을 넣어 다시 찌기도 한다. 부럼으로 생밤, 호도, 은행, 잣, 땅콩을 두어 개 깨물면서 “열 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나지 마시오.”라고 말한다.

3. 영등날

2월 1일을 ‘영등날’ 또는 ‘영동날’이라 한다. 영등맞이는 풍신제(風神祭)를 말하는데 여신인 바람신을 모시는 날이라고도 한다. 2월 초하루를 ‘옛날 설’이라고도 하는데 조선 시대에는 이 날을 ‘중화절’이라 했으며 농촌에서는 ‘머슴날’이라 불렀다. 농가에서는 대보름날 곡식 이삭을 묶어서 세웠던 ‘볏가릿대’를 이 날 내려서 송편 즉 솔떡을 만들어 농군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자기 나이 수대로 먹어야 일을 잘한다고 한다. 솔떡은 찔 때에 솔잎을 넣는데 솔잎 향이 향기롭다.

4. 삼짇날

음력 3월 3일을 ‘삼짇날’, ‘삼진일’, ‘상사일(上巳日)’이라 하는데 이때 부녀자들이나 예전 서당의 학동들은 ‘꽃다림’한다며 화전놀이를 간다. 화전(花煎)은 진달래꽃을 뜯어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 가면서 둥글게 지져 먹는다. 화전놀이는 사람들에 따라 ‘화류놀이’, ‘꽃놀이’, ‘화놀이’라고도 부른다.

옥계 옥녀봉의 화전놀이는 인근까지 알려졌다. 『옥천의 맥(玉泉의 脈)』에 의하면 지금부터 30여 년 전 옥녀봉 화전음식으로는 진달래꽃 막걸리 화주, 메밀국수, 백갈분탕, 참드릅, 녹두적, 은어튀김, 황육, 대구포, 백자포, 문어, 백합, 전복, 양간회가 있었다 한다.

3월에는 진달래꽃이 많이 피므로 일반 가정에서는 해수병에 좋다고 술을 담가 먹으며, 일부 양반가문에서는 연못에 핀 연잎으로 감주를 담아 이틀 정도 봉했다가 마시는 연엽주가 유명하다. 독특한 향과 맛이 있어 이 달의 시식으로 꼽혔다.

[여름명절]

여름철은 음력 4월부터 6월까지다. 이 기간은 파종 후 성장의례가 중심이 되는 세시풍속을 형성하고 있다. 여름은 만물이 자라고 양기가 성하므로 고대 제천의례에서는 5월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강릉 지방의 단오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한식(寒食)

4월 한식날에는 떡, 술, 과일을 장만하여 조상의 무덤에 한식차례를 드린다.

2. 단오(端午)

5월 5일은 단오이다. 단옷날 아침 식전에 쑥을 뜯어 말려 놓았다가 여름철 배앓이를 할 경우 다려서 약으로 먹으면 효과를 본다고 한다. 학산마을에서는 5월의 시식으로 밀전병 대신 밀국수를 해 먹는데 이 시기가 밀을 수확한 직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강릉 지방의 단오가 다른 지역과 다른 것은 성대한 강릉단오제 때문이다. 강릉단오제는 3월 20일에 신주(神酒)를 빚는 것에서 시작된다. 사월 초하루가 되면 이 술과 떡시루를 대관령 국사서낭당에 올리고, 신을 청하는 제사를 지낸다. 본격적인 강릉단오제는 음력 5월 3일부터 시작되는데, 이 기간 동안 단오떡을 먹어야 한 해의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룬다.

3. 유두(流頭)

음력 6월 15일을 ‘유둣날’이라 하는데, 농촌에서는 이 날 씨를 뿌리고 남은 곡식으로 떡을 해 먹으며 “씨종자 해먹는다.”고 말한다.

4. 복일(伏日)

복날에 농사짓는 지주가 백설기나 뭉생이 시루떡을 복떡이라 하여 논둑에 차려 놓고 풍년을 기원하는 논굿을 한다.

그렇지만 복날 일반 가정에서는 병아리를 삶아서 약병아리라고 하며 보신용으로 먹는다. 혹은 보신탕이라고 하는 개고기를 먹기도 한다. 일반 음식점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근교 계곡을 찾아 개를 잡아 더위를 쫓고 보신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보양식 외에도 어촌 마을에서는섭(홍합)을 따고 조개를 주워 큰 가마솥에 넣고 섭국 수제비나 죽을 끓여 먹었다.

아흔아홉 칸 집으로 유명한 선교장은 복날 아주 특별한 음식을 먹었다. 활래정 앞 연못에 핀 연꽃을 이용한 보양식인데 닭을 연잎에 싸서 황토를 발라서 구운 일명, 닭연잎 황토구이가 그것이다. 닭연잎 황토구이와 함께 연잎을 잘게 썰어 식혜에 넣은 감주, 연꽃에 녹차를 담아 만든 연차 등 연꽃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곁들어 맛과 멋을 즐기며 삼복더위를 이긴 풍속이 남아 있다.

[가을명절]

가을은 음력 7월부터 9월까지의 시기로 수확에 따른 세시풍속이 대부분이다. 정월 15일이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라면, 그와 상응하는 8월 15일은 풍요를 감사하는 의례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1. 질먹기

7월이면 이른 봄부터 시작한 벼농사에 김을 3번 맨 뒤가 되기 때문에 다른 달에 비해 농사일이 한가해진다. 그래서 7월 보름에 농사짓는 사람들이 집에서 각자 음식을 만들어 나이순대로 자리를 마련하고 위로의 시간을 갖는 것을 ‘질먹기’라 한다.

봄철에 질을 짜서 함께 농사일을 한 사람들이 논 김은 다 매고 밭 김은 두 벌 매고 김장을 심을 무렵에 하게 된다. 이 날 질을 먹고 난 다음에는 동네의 일들을 의논하며 일꾼이 많은 집에서는 푸짐한 음식을 장만한다.

아울러 장성한 사람이 있으면 그 집에서는 동네사람들에게 “질을 헤친다.”고 하거나 “질을 먹인다.”며 음식을 베푸는데 이것을 ‘판례’라 하며 이후에는 성인 대접을 받게 된다. 따라서 정당한 품앗이를 하게 되는 성인식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옥계 산계리에서는 남산 서낭당 나무그늘에서 6월에 질먹기를 한다고 한다.

2. 추석(秋夕)

음력 8월 15일을 ‘한가윗날’이라 하는데 한자로는 ‘추석’이라 쓴다. 이때는 새로 나온 햅쌀과 과일로 조상의 차례상을 차리며 낮에는 성묘를 간다. 강릉 지방에서는 이때 박나물국(박고지국)을 먹는 것이 특징이며 시식으로는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조상 묘소의 벌초는 8월 초하룻날에 간다.

강릉 지방은 추석 제사상을 독특하게 차린다. 잡곡은 넣지 않은 햅쌀로 밥을 지어 조상에게 바치고, 박나물국을 먹고 제사상에도 올린다. 박나물국은 덜 여문 박을 얇게 저며 쇠고기 등을 넣어서 끓인 국이다. 그리고 송이산적, 은어튀김 등을 올린다.

3. 중양절(重陽節)

중양절 음력 9월 9일은 9자가 겹쳐 ‘중구일’이라 하며 양수가 겹쳐 중양절이라고도 한다. 이 날 부녀자들은 국화를 따서 찹쌀떡을 만들어 먹는다.

[겨울명절]

동기는 음력 10월부터 12월까지의 3개월간으로 이 기간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다.

1. 안택고사

10월을 상달이라 하여 각 가정에서는 고사를 올린다. 강릉 지방에서는 ‘안택기도’라 하는데 토지신 제사는 뒤뜰 장독 앞에서, 성조신 제사는 안방에서, 조왕신 제사는 부엌에서 솥뚜껑을 엎어 제물을 진설하고 지낸다. 뒤뜰에는 백설기, 시루떡을 하고 방에는 팥시루떡, 부엌에서는 메를 한 그릇 올리며 기타 제물은 돼지고기, 명태, 열갱이, 주과포 등을 쓴다.

2. 동지(冬至)

동지를 ‘작은 설’ 아세(‘亞歲)’라고 하는데 고대 역법으로 동지를 설로 삼았던 것에서 비롯한다. 동지는 24절기 중 밤이 가장 긴 때로 이때는 시식으로 팥죽을 먹는다. 팥죽에는 찹쌀로 만든 옹심이 또는 새알심을 넣어서 자기 나이 수대로 먹는다. 강릉 지방에서는 아이들에게 새알을 주워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데 이때 미리 담 옆에 찹쌀 옹심이를 서너 개 올려놓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새알을 찾았다고 주워 오게 되는데 이렇게 주워온 새알을 자기가 먹으면 좋다고 한다.

3. 납일(臘日)

동지 후 셋째 미일(未日)을 납일이라 하는데, 이날 가정에서는 사세(辭歲)라 하여 묵은 세배를 하고 만두국을 먹는다. 미리 넣어 둔 복만두를 먹는 식구는 남보다 복을 많이 받는다는 속신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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