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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0373
한자 江陵地方方言
영어의미역 Gangneung Dialect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강릉시
집필자 김기설

[정의]

강릉의 방언은 강원도의 방언을 대표하는 언어로 옛 강릉대도호부 권역[현 정선군 임계면, 홍천군 내면, 평창군 도암면, 진부면, 봉평면, 대화면]에서 두루 쓰이는 말이다. 강릉은 강원도에서 동쪽에 위치하여 다른 지역 언어의 영향을 덜 받은 곳이다. 강릉 방언의 특징은 억양의 뒤끝이 약간 올라가고, 어휘가 다양한 것이다. 강릉의 방언은 강릉 남쪽 지역인 삼척보다는 억양이 부드럽고, 북쪽지역인 양양보다는 억양이 억세다.

[개설]

-겡포는 사람이 게락이잖나 - 강릉 지역의 방언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이후 강원도 사투리가 전국적으로 유행한 적이 있다. 텔레비전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강원도 사투리가 유행이었고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온 예쁜 여배우도 강원도 사투리를 천연스럽게 구사해서 인기를 끌었다. 그렇지만 그런 매체에 나온 사투리가 다 그렇듯이 막연하면서도 지역 구분이 불분명하게 뭉뚱그려진 강원도 말을 강원도 방언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지역도 그렇겠지만, 강원도라고 해도 영동과 영서가 다르고 영동이라고 해도 강릉과 양양, 삼척의 말이 다 다른데 말이다.

강릉의 방언은 강원도의 방언을 대표하는 언어로 옛 강릉대도호부 권역[현 정선군 임계면, 홍천군 내면, 평창군 도암면, 진부면, 봉평면, 대화면]에서 두루 쓰이는 말이다. 강릉은 강원도에서 동쪽에 위치하여 다른 지역 언어의 영향을 덜 받은 곳이다. 강릉 방언의 특징은 억양의 뒤끝이 약간 올라가고, 어휘가 다양한 것이다. 강릉의 방언은 강릉 남쪽 지역인 삼척보다는 억양이 부드럽고, 북쪽지역인 양양보다는 억양이 억세다.

그렇다면 강릉 지역의 방언은 어느 곳의 영향을 받았을까. 첫째로 경상도 지역으로부터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경상도 지방의 영향은 삼척 지방의 방언이 더 많이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강릉의 방언은 함경도 지역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는데 이 영향 역시 양양 방언이 받은 영향보다는 미미하다. 강릉 방언이 받은 영향에는 서울 쪽으로부터의 영향도 있는데, 강릉은 영동 지역의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삼척이나 양양에 비해 중앙으로부터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강릉 방언이 경상도와 함경도 방언의 영향을 각각 삼척과 양양에 비해 덜 받은 것은 바로 중앙으로부터의 영향을 그만큼 크게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릉의 방언은 이 세 지역으로부터의 영향이 서로 와 부딪히면서 형성되었다. 세 지역의 방언이 어떤 비율로 영향을 미쳤는가가 강릉 방언의 특성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다. 그러나 강릉에는 위 세 지역의 어떤 방언과도 연결되지 않는 강릉 특유의 방언들도 있고, 이것이 강릉 방언의 독특한 특성을 성립시키는 데에 큰 몫을 한다. 경기도, 함경도, 경상도 세 지역 방언들의 요소를 얼마씩 가지면서 그 스스로 발전시킨 특유의 방언요소도 가지고 있는 매우 개성이 강한 방언이 강릉의 방언이다.

강릉의 방언은 때에 따라 양양 지역과 일치하면서도 삼척 지역과 구분되며, 때에 따라 삼척 지역과 일치하면서도 양양 지역과는 구분된다. 또 때에 따라 이 두 지역과 다 구분되는 강릉 특유의 방언형을 쓴다. 각 지역의 방언을 비교해 보자.

《철쭉꽃》

함박꽃- 강릉, 양양, 고성

개꽃- 삼척

《수탉》

수탉- 강릉, 양양, 고성

장탉- 삼척

《수수》

쉬시- 강릉, 양양, 고성

대끼지- 삼척

《버들피리- 호드기》

주레- 강릉, 양양

회뜨기- 삼척

《실수한다》

재간친다- 강릉, 양양, 고성

저지레친다- 삼척

《귓불》

귓밥- 강릉, 삼척, 정선, 영월, 평창

귀부랄- 양양

《쟁기》

보구래- 강릉, 삼척

연장- 양양, 고성

《박》

고지- 강릉, 삼척

박고지- 양양, 고성

《해라체 의문어미》

왔나?- 강릉, 삼척, 평창, 정선

왔니?- 양양, 고성

강원도 방언을 크게 영동 방언권과 영서 방언권으로 나눠 보면 지리적으로 영서 지역에 속하는 평창, 정선, 영월은 방언으로는 영동 방언권에 속한다. 영서 방언권 안의 지역들은 언어적으로 동질적인 지역인데 비해 영동 방언권 안의 지역은 그 안에서 다시 극심한 방언분화를 일으킨다. 영동 방언권은 북단 영동 방언권, 강릉 방언권, 삼척 방언권, 서남영동 방언권으로 나뉜다. 영동 방언권에서 강릉과 삼척 사이의 등어선속(等語線束)이 가장 두껍고, 삼척과 정선, 영월 사이가 가장 얇다.

강릉 방언권은 북쪽인 양양 방언권과 남쪽인 삼척 방언권, 서쪽인 서남 영동[평창, 정선] 방언과 다른 양상을 띤다. 삼척방언은 경상도 언어의 영향을, 양양 방언은 함경도 언어의 영향을, 서남 영동 방언은 경기도 지역 언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데 비해 강릉 지역은 위 세 지역 사이에 있어서 이들 지역보다 경상도, 함경도, 경기도 지역 언어의 영향을 덜 받아서 독특한 언어권을 형성한다.

강릉 방언권은 주위의 어떤 다른 지역의 방언으로 이어지지 않는 요소를 많이 지닌다. 일종의 잔재지역의 형국을 띠지만 잔재지역으로 해석하기도 어려운 방언권이다. 강릉 방언권에 속하는 옥계[강릉시 옥계면]와 묵호[강릉군 망상면에서 명주군 묵호읍으로 바뀌었다가 현재는 동해시로 됨]는 강릉형 대신 삼척형을 취하는 일이 드물게나마 나타나고, 왕산도 유독 영서형을 취하는 일이 어쩌다 나타난다. 그래서 강릉 방언권은 넓게는 옛 강릉대도호부 지역과 양양군 현남면의 일부 지역으로 볼 수 있고, 좁게는 강릉시 지역[옛 명주군 묵호읍, 왕산면 구절리, 남곡리]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강릉의 방언에는 해라체가 있다. 해라체는 때에 따라서는 반말체와 그 등급을 달리하나 대체로는 한 등급으로 쓰이는 듯하다. 해라체는 어머니, 할머니, 이모, 고모들에게도 잘 쓰이는 것이 특징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게[하개]체로 바뀌고 나중에는 ‘하우’도 한다.

1) 해라체 어미

①~아,~어

난 안먹아.

싫아.

앉어.

못 알아 듣갰네.

못 먹겠아.

②~지[평서문], ~재[의문문]

그러니 좋지.

오늘 참 덥재?

③~까?[상대방의 동의를 물을 때]

이거 내거 먹으까?

내거 입으니까?

④~나? [의문문]

어대 가나?

⑤~야?

머이 이래너야?

⑥~다

참 많다.

⑦~거

니 거.

이 거.

2) 하게[하개]체 어미

①~과[놀라움, 확인 등을 할 때]

우떠 여 서 이러 만내는과. [어떻게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가]

여보게 돈은 애껴 써야 하는과.

②~가[의문문]

자네 키 거 그러 작은가?

밭 다 맨가?

어머이 어대 가는가?

③~야

물외가 참 굵네야.

④~새

잘 가새.

3) 하오[하우]체 어미

①~소?

먼 뜻인지 알구나 읽소?

머이 이러 많소?

②~우

그 그 모르까바 그래우?

거 좀 앉으우.

밑에 가라 앉는기 녹매잖우.

좀 팔아 주우.

③~야

참 반갑소야.

잘 가우야.

④~요

앉으서요.

내 동생이래요.

알 코 달라구 그래지요.

없을끼래요.

빨리 와요.

4) 합쇼체 어미- 웃어른께 쓰는 경어

①~습니까[의문문]

오섰습니까?

어대 가십닝까?

②~시다[평서문]

저올시다.

③~니다

오섰습니다.

④~시오[명령문]

앉으십시오.

강릉 방언에는 주변 지역인 삼척, 양양, 평창 지역 등 타 지역의 어떤 방언과도 다른 특유의 독특한 방언이 있다.

《표준어: 목말》

동고리- 강릉

무등- 춘천, 원주

목말- 삼척, 평창, 정선, 양양, 고성

《표준어: 새총》

느르배기- 강릉

《표준어: 청래미 덩굴》

땀바구- 강릉

깜바구- 삼척[강릉 언어권인 옥계, 묵호에서도 씀]

퉁갈나무- 양양

1) 주격 조사 ‘가’ 대신 ‘거’를 사용한다.

비거 와요.

니거 해라.

사더거 쓴다.

노더거 해라.

2) 전국 방언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음소를 가진 방언이다. 단모음에서 ㅐ, ㅔ, ㅡ, ㅢ 등이 각각 개별 음소로 분별되는데다가 ‘ㅚ, ㅟ’가 모두 단모음으로 실현됨으로써 풍부함을 보여준다.

3) 강릉 방언에는 성조(聲調)와 음장(音長)도 음소로 쓰인다.

‘고조(高調)의 가래[농기구]와 저조(低調)의 가래(楸)

고조의 배(梨), 깬다(破), 저조의 배(船), 깬다[잠이 깬다]’는 성조에 의해 어의 분화를 일으키고, 장음의 눈(雪)과 단음의 눈(眼), 매(새)와 매(회초리), 간다(磨)와 간다(行)는 음장에 의해 분화를 일으킨다.

4) 억양의 특이성

강릉 지역의 억양은 삼척 지역과 양양 지역의 억양이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엄밀히 보면 다른 억양을 취하고 있다. 삼척 지역보다는 약간 부드러운 억양이고, 양양 지역보다는 약간 억센 억양이며, 평창, 횡성보다도 약간 억센 억양을 쓴다.

‘안먹아, 안 먹나’에서 ‘먹’ 부분이 유난히 높고, 어말 ‘아, 나’ 는 야릇하고 올라가면서도 끌리는 억양을 쓴다

5) 강릉 방언의 피동사와 사역동사는 표준어의 피동사, 사역동사보다 훨씬 생산적이다.

《피동사》

《표준말 - 강릉방언》

바꾸다 - 바꾸키다

잠기다 - 장구키다

만져지다 - 만지키다

보이다 - 베키다

채이다(발에) - 채키다

갈리다 - 갈리키다

《사역동사》

《표준말 - 강릉방언》

보이다 - 보키다

뉘다 - 뉘키다

쓰게하다(모자를) - 씨키다

채이다(주머니를) - 채키다

앉히다 - 앉히키다

늘이다 - 늘구다

줄이다 - 줄구다

간지럽게 하다 - 간질구다

알리다 - 알구다

놀라게 하다 - 놀래쿠다

일어세우다 - 인나쿠다

바르게 하다 - 발쿠다

불리다 - 뿔쿠다

6) 어간 음절의 ‘ㅜ’ 나 ‘ㅟ’ 앞에 순음이 분포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활용과 ‘ㅜ’ + ‘ㅓ’ -‘ㅗ’로 활용된다.

《표준말 - 강릉방언》

쉬어서 가자 - 쇠서 가자

튀어 간다 - 퇴간다

뛰어 가자 - 뙤가자

주었나 - 존나

바꾸어 - 바꼬

낮추어라 - 낮초라

잡수어요 - 잡소요

드러누워요 - 둔노요

구워와 - 꼬라

-강릉 방언의 어휘 가지 수-

1) 음운 변이에 의한 방언

① 자음변이(구개음화)

《표준말 - 강릉 방언》

키 - 치

김 - 짐

겨울 - 저울

혀 - 세

가위 - 가세

꼬리 - 꽁지

똑똑이 - 똑데기

밀반죽 - 밀반데기

감자 가루 - 감재 갈그

② 모음변이(음운동화)

《표준말 - 강릉방언》

감자 - 감재

송편 - 쇵편

치마 - 치매

가마 - 가매

고등어 - 고등애

비녀 - 비네

거미 - 거무

국수 - 국씨

벼루 - 베루

보자기 - 보재기

남비 - 냄비

메밀 - 모밀

쟁그럽다 - 쟁그롭다

③ 음운축약

《표준말 - 강릉방언》

가을에 - 갈게

저 사람이 - 자가

내일에 - 내레

뒤안 - 댄

때문에 - 때매

기어 다니다 - 게 댕기다

두 명이 - 둘이

세 명이 - 스이

네 명이 - 느이

④ 음운 사이에 'ㄱ‘이 나타나는 방언

《표준말 - 강릉방언》

모래 - 몰개

노루 - 놀겡이

여우 - 영껭이

벌레 - 벌거지

머루 - 멀구

심다 - 싱구다

무우 - 무꾸

열기 - 열겡이

모기 - 모겡이

머리카락 - 머리껭이

⑤음운 사이에 ‘ㅂ’이 나타나는 방언

《표준말 - 강릉방언》

뚫어라 - 뚤버라

벙어리 - 버버리

또아리 - 또바리

다리미 - 다리비

2) 표준어에 없는 방언

가라진다- 베가 서로 엉킨다.

귀재- 방고래에서 나온 흙이나 아궁이 안에서 나온 묵은 흙.

개걸스럽다- 밥을 먹는 모습이 천하게 먹거나 천하게 보이며 먹는 모습.

메낸다- 쥐나 산토끼가 집을 짓기 위해 흙을 파서 구멍 앞으로 쌓아 놓는 일.

메밀밥- 밤송이에 밤알이 네 개 들어 있는 밤송이.

미실이- 조금 모자라는 사람.

대룹다- 생감 같은 떫은 과일을 먹고 속이 거북할 때 쓰는 말.

봉개- 잔치나 제사를 끝내고 참여자에게 나눠주는 몫.

부셍이치다- 바빠서 안절부절 한다.

요- 자기가 먹는 밥의 몫.

잔질구다- 밥을 먹고 난 다음 다른 일을 하기 전에 잠시 쉰다.

챈신떤다- 버릇없이 까불며 아양을 떤다.

판포- 봉개를 나눠 주는 일.

훌멩이치다- 허기가 져서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것저것 아무것이고 가리지 않고 거두어 먹는다.

3) 표준어와 대비되는 방언

《표준말 - 강릉방언》

ㄱ) 가위 - 가새

개미귀신 - 뿌꾸기

간장 - 지렁

거울 - 민경

고모 - 아재

곰배 - 부지껭이

구유 - 구영

길이 - 지레기

ㄴ) 나누다 - 농구다

낭떨어지 - 어낭, 뼝창

내버려두다 - 쳐내뻐리다

냉이 - 나셍이

너가 - 니가

네 명 - 느이

누룽지 - 소꼴기, 소데끼

누워 - 둔눠

ㄷ) 다니다 - 댕기다

달걀 - 달겡이

딸국질 - 깔떼기

때리다 - 쌔리다

동풍 - 샛바람

되물리다- 올쿠다

또아리 - 또바리

디딜방아- 발방아

두께 - 몸푸

두 명 - 둘이

ㅁ) 멍 - 싱당구, 싱거무

명아주 - 능젱이

모기 애벌레 - 곤두 벌거지

모두 - 마카

목말 - 동고리

무우 - 무꾸

민들레- 씨겡이

민망스럽다 - 민구스럽다

밀반죽 - 밀반데기

ㅂ) 박 - 고지

발채 - 바수가리

버릇 - 질거지

벌레 - 벌거지

보늬 - 버물

보섭 - 보구래

부엌 - 정지

부라부라 - 풀미풀미

불쏘시개 - 부살개

비가 온다 - 날이 온다

ㅅ) 상추 - 불기

싸리나무 - 사리껭이

새총 - 느르베기

세 명 - 스 이

썰매 - 안질뱅이

소리 - 소레기

수고했다 - 쏙았다

수수 - 쉬시

시레기 - 건추

실수한다 - 재간친다[옥계 이북지역], 저지레 친다[옥계 이남지역]

ㅇ) 아가미 - 써거리

아궁이 - 벜

애를 먹다 - 민줄 대다

엄살 - 엉구락

여러 가지 - 이지 가지

여우 - 영껭이

열기 - 열겡이

오디 - 뼝호두

오얏 - 꽤

오이 - 물외

왜 - 왜서

옥수수 - 옥시끼

요란스럽다 - 지벌나다

왕겨 - 새째

우물 - 웅굴

우렁쉥이 - 행우

이남박 - 쌀름박

이모 - 아재

일부러 - 역부러

ㅈ) 잠자리 - 소금쟁이

저수지 - 포광

전부 - 오부뎅이

정성드리다 - 칠렴드리다

졸립다 - 자우롭다

주걱 - 박죽

질경이 - 뺌짱우

진달래 - 참꽃

ㅊ) 차례 - 행부

처마 - 층애

천천히 - 시느매

철쭉꽃 - 함박꽃, 개꽃[옥계 이남지역]

ㅌ) 토라지다 - 뻬지다

튀밥 - 강밥, 광밥, 강냉이 박산

ㅎ) 호드기 - 주레

회오리 바람 - 돌개 바람

회충 - 거우

흙먼지 - 문데비

4) 호칭 관계의 방언

《표준말 - 강릉방언》

고모 - 아재

누나 - 누~

당숙 - 아저씨

동생 - 동상

며느리- 메누리

사둔 - 사돈

시숙 - 아주버니

형수 - 아주머니

아주머니 - 아주멍이

어머니 - 어멍이

외숙 - 외가 아저씨

이모 - 아재

조카 - 조캐

할머니 - 할멍이

형 - 히~야

-강릉방언 대화-

무더운 여름방학을 지내고 있는 중학생들의 대화

갑: 야, 준근아, 니 어제 머했나?

을: 바다 갔다 왔사!

갑: 바다? 어데?

을: 싸근진!

갑: 싸근진? 왜서, 겡포 안가고-

을: 겡포는 사람이 게락이잖나. 그래서 싸근진으 갔지. 어제 싸근진서 내거 섭으 을매나 마이 땄다고.

갑: 야- 거 섭이 그래 많드나? 좋겠더야. 그래도 니는 섭만 땄제? 나는 그저께 안목에 가가꼬 있잖아 어, 놀래기를 아홉 마리 잡았다니…

을: 에이- 공갈치지 마? 니가 우태 놀래기를 아홉 마리나 잡나?

갑: 공갈이 아이야, 수겡을 쓰고, 작살을 딱 들고 들어가서 있잖아, 바우 밑으 막 쑤세, 그러믄 놀래기들이 막 퉤나온다고. 막 퉤나올 쩍에 작살로 딱 찍으믄 된다니.

을: 야- 그렇다고? 우리 낼에 작살으 들고 안목 다시 가자, 가서 놀래기를 마커 쓸어오는 기야, 어떤나?

갑: 좋지, 그러믄 낼 내거 전화하꺼니.

최근, 해마다 열리는 강릉단오제에서 사투리 대회가 포함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방언이라고 하면 은어나 욕설, 비어만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잊은 듯한 출연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방언은 표준말에 의해 억압당해서 사라져야 하는 ‘질 낮은 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생활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언어다.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라면, 표준말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사투리만의 어감을 생생하게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표준말만 쓰는 사람은 언어적, 정서적으로 상대적으로 빈약한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실용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듯이, 사투리 역시 표준말과 병행해서 쓰임으로써 사람들의 생활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방언을 굳이 없애려고 하지 말자. 표준말을 써야 할 때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사투리가 아니면 안 되는 영역도 분명히 있다.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놀림거리가 아니라 표준말을 쓰는 사람보다 더 풍부한 언어 자산을 가지고 있는 자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하루 빨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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