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300016
한자 博物館 -寧越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영월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미현

[정의]

강원도 영월군이 박물관의 고을이 되게 된 계기와 현황 및 미래.

[개설]

박물관 고을 영월을 소개하고, 박물관 클러스터로서의 가치와 앞으로 나아갈 바를 알아본다.

[박물관 고을 영월]

‘박물관고을’은 강원도 영월군을 가리키는 대명사이다. 1960년대 광업이 고도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영월군은 중석 수출과 석탄산업이 활기를 띄어 인구가 늘고 경기 호황을 누렸다. 1980년대 광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탄광이 속속 폐광되어 일자리가 줄면서 사회 전반적인 낙후를 가져왔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고 1995년 4대 지방선거가 전면 실시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특화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가운데, 영월군에서는 2000년대 들어 문화산업을 통하여 지역의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는 박물관고을 사업에 착수하였다. 이후 15여 년간 박물관 유치 및 육성 정책으로 다양한 주제의 전문박물관과 미술관이 들어서며 폐광 지역 이미지를 벗고 ‘지붕 없는 박물관 도시’ 브랜드를 획득하는 데 성공하였다.

영월이 박물관고을로 불리게 된 모태는 1999년 서울에서 고서점을 운영하던 박대헌 관장이 한반도면 광전리의 폐교 여촌분교에 제1호 박물관 ‘영월책박물관’을 개관하면서부터이다. 희귀 고서적과 근대 서적 출판 전문박물관으로 문을 연 영월책박물관은 한일종이교류전, 근대 종이·인쇄·광고·디자인전 등의 특별전 개최와 세미나, 음악회,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기획으로 전국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개관 이듬해인 2000년 ‘영월책축제’를 창설하여 성공을 거두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전국에서 찾는 발길이 늘면서 덩달아 영월의 문화적 이미지가 상승하였다.

2000년 7월에는 서울의 오석환이 김삿갓면 와석리조선민화박물관을 완공하여 문을 열었고, 폐교된 삼옥분교에 1998년 조성한 영월미술인촌 입주 작가로 활동하여 온 박찬갑 조각가는 삼옥분교를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2001년 4월 국제현대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주석분교 영월미술인촌 입주 작가로 1997년부터 활동하여 온 임상빈 한국화가도 영월에 정착하여 2001년 김삿갓계곡과 인접한 부지에 묵산미술박물관을 개관하였다.

2002년에는 건축학자, 곤충연구가, 천문가이며 영월 세경대학교에 몸담아 온 이대암 교수가 폐광 마을 문포초등학교에 영월곤충박물관을 여는 등 사립 박물관이 잇달아 들어섰다.

2001년 영월군 최초 공립 박물관인 별마로천문대봉래산에 개관하였으며 2002년 영월읍 영흥리 장릉 경내에 단종역사관, 2003년 김삿갓면 와석리난고김삿갓문학관 등 3곳의 공립 박물관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인구 감소로 폐교된 학교 시설을 고쳐 미술인촌으로 조성하고 무상 임대하는 사립 박물관 유치 정책과 꾸준한 공립 박물관 건립에 힘입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박물관은 9곳으로 늘어났다. 2005년에는 사립 박물관 관장들로 구성된 영월박물관협회가 창립되어 협력 연대의 틀을 만들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2005년 소외된 지방자치단체 신활력 지원사업이 추진되자 영월군은 ‘박물관고을 육성사업’을 제안하였다. 1기[2005년~2007년]와 2기[2008년~2010년] 지원에 연속 선정되어 박물관 설립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1기에 5곳, 2기에 9곳의 박물관이 신설되었다.

2008년 말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한 박물관특구로 지정되면서 개발 규제를 완화한 특례 조치와 행·재정적 지원으로 성장 속도를 더하며 2010년 23개소로 늘었다. 2012년 26곳에 이어 최대 27곳으로 증가하였다. 특구 특례는 2015년 만료에서 한 차례 더 연장되어 2020년까지 계속되면서 사립 박물관의 공동 학예연구사 특례에 힙입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한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어 콘텐츠와 교육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기할 수 있었다.

한편 그사이 영월군 제1호 박물관인 영월책박물관을 비롯하여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청전전각박물관 등이 폐관하면서 2022년 3월 현재 운영 중인 등록 박물관은 공립 9곳과 사립 13곳이며, 여전히 전국적으로 내로라하는 박물관고을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공립 박물관인 별마로천문대, 단종역사관, 난고김삿갓문학관, 동강사진박물관, 영월동굴생태관, 강원도탄광문화촌, 동강생태정보센터는 영월군에서 직영하고 있으며 젊은달와이파크라디오스타박물관은 민간 위탁 운영 중이다. 등록 사립 박물관 13곳 중 조선민화박물관, 영월화석박물관, 영월종교미술박물관, 만봉불화박물관 4곳은 박물관 자체적으로 공간을 확보하여 사비로 개관하였으며 호야지리박물관은 민관 합작이다.

국제현대미술관[삼옥분교], 호안다구박물관[내리분교], 쾌연재도자미술관[옹정분교], 영월초등교육박물관[문곡초등학교],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여촌분교], 인도미술박물관[금마초등학교]은 군에서 지원, 폐교를 활용하여 옛 학교의 운치를 갖고 있다. 이밖에 화재 사고로 전시관과 소장품이 전부 소실되어 2018년 재개관한 묵산미술박물관양씨판화미술관, 닥종이갤러리, 제이큐브미술관 등 미등록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 여러 곳이 영월에 둥지를 틀고 있다.

영월박물관포털 사이트(http://www.ywmuseum.com)에서 박물관별 전시, 교육 체험, 이벤트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통합 발권 시스템을 통하여 3곳 이상 방문할 경우 관람료 5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영월의 환경과 역사를 만나다.]

영월은 전국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든 지질과 지형이 다양하여 지리학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고생대와 중생대 지층에서 다양한 암석이 발견되어 광물의 표본실로 불린다. 산과 계곡의 높낮이가 매우 뚜렷하여 동강서강 등 수려한 강과 계곡을 간직하고 있다. 고생대 화석층을 보유하고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이 생성한 동굴 등 영월 지역 특유의 자연환경과 지리·지형 특색을 담아낸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영월 특유의 자연환경과 생태, 지질 자산을 보여 주는 박물관에는 공립 동강생태정보센터, 영월동굴생태관, 강원도탄광문화촌 3곳과 사립 영월곤충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영월화석박물관이 있다.

영월읍 삼옥리 동강생태공원에 자리잡은 동강생태정보센터는 댐 건설 추진으로 수장될 뻔한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이자 「뗏목아리랑」의 민속문화를 간직한 래프팅 명소 동강을 알려 준다. 동강에 서식하는 보호 어종을 포함한 어류와 동강 주변에 서식하는 식물 생태, 새와 동물의 서식 정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강 물속 탐험 코너는 실제 래프팅하는 느낌으로 3D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다. 동강의 동굴, 지형과 지질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영월동굴생태관은 2009년 9월 김삿갓면 진별리 고씨굴 입구에 개관하여 동굴 생성 과정을 살펴보며 서식하는 동식물 생태를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이며 지하 전시관은 5개 구역으로 나뉘어 동굴에 서식하는 대표적 생물인 박쥐 등 동굴 생물의 생태, 동굴 탐험 등 14개 테마로 구성되었다. 동굴과 동굴에 서식하는 생물 영상 6,000건과 암석과 화석 표본 200점을 비롯한 동굴 자료 3만여 점과 동굴 가상 체험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09년 10월 북면 마차리에 개관한 강원도탄광문화촌은 국내 제1호 탄광 갱도와 폐광을 그대로 활용하여 탄광 갱도 체험관, 탄광촌 생활관과 탄광 문화 현장 학습장 등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다. 탄광촌 생활관은 1960년대 탄광 마을을 재현하여 상점가, 애환과 번영의 거리, 주택과 주거 생활상, 마차리 공동구역 등 4개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립 박물관에서는 영월 고유의 석회암 지대가 빚어낸 동굴 등 지리 세계, 고생대와 중생대 화석과 암석류, 풍부한 곤충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무릉도원면 무릉리에 2007년 5월 개관한 호야지리박물관은 국내 첫 지리 전문박물관이다. 지질, 지형의 보고로 불리는 영월 지역의 특성을 보여 주는 각종 암석과 광물 표본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리 자료와 지형 표본, 고지도, 1770년 제작된 위백규의 목판본 「환영지」 등의 지리 서적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으며 지리 교사 출신 양재룡 관장의 현장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한국이 섬 형태로 그려진 17세기 한국 고지도, 동해가 한국해로 표기된 18세기 지도,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려 주는 고지도 등은 ‘지도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을 새삼 알려 준다. 특별관인 지오토피아관에서는 광개토대왕비문 실물 탁본과 독도 고지도를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영월화석박물관주천면 판운리섶다리로 유명한 강변에 2007년 12월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지상 2층 규모로 1층 110㎡의 전시실에서는 지구 생성의 신비함을 간직한 영월 삼엽충 화석과 암모나이트 화석을 전시하고 있다. 장기근 영월화석박물관 관장이 40여 년 동안 수집한 전 세계 600여 점의 화석이 시대와 지역별로 분류되어 있다. 화석을 직접 만져 보며 체험할 수 있다.

영월곤충박물관은 2002년 5월 북면 문곡리의 폐교 문곡초등학교에 개관하였다가 2015년 4월 영월읍 삼옥리 동강생태공원 곤충산업육성지원센터로 이전하였다. 곤충 표본은 물론 살아있는 곤충을 전시하여 열린 생태교육 공간이다. 박물관 안에 실제 나무를 키우면서 곤충들이 서식하는 현장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월군 관내에는 국가지정문화재와 강원도문화재로 지정된 역사 문화 자산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역사 인물로는 조선 초 영월에 유배되었다가 생애를 마친 단종[1441~1457]과 조선 후기 풍류 시인 ‘김삿갓’으로 잘알려진 김병연[1807~1863]의 묘역이 있다.

‘단종’ 하면 영월이 떠오를 만큼 지명도 높은 인문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유적으로는 능역이 있는 영월 장릉, 유배지인 청령포, 생애를 마감한 영월부 관아, 충신을 받드는 창절서원민충사가 대표적이다. 김삿갓 유적으로는 생가와 묘소가 있다. 매년 4월 단종문화제와 10월 김삿갓문화제가 영월 대표 축제로 열리고 있다.

두 역사 인물의 생애와 업적을 알려 주는 공립 박물관인 단종역사관난고김삿갓문학관영월읍김삿갓면에 있다. 영월 장릉 경내에 자리 잡고 있는 단종역사관단종과 영월의 역사를 알려 주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장릉 유적지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자리 잡은 단종역사관에는 2021년 국가 표준 영정 제100호로 지정된 단종 전신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왕으로 즉위하여 찬탈을 겪고 복위의 역사와 영월에서의 유배, 그리고 생애를 마치기까지 단종의 생애를 문헌자료와 사진, 동영상, 디오라마, 복식 등 다양한 전시물로 보여 준다.

2003년 10월 개관한 난고김삿갓문학관김삿갓 생가와 묘역과 연계되어 김병연이 전국을 돌며 남긴 갖가지 일화와 함께 창작한 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난고김삿갓문학관은 같은 김삿갓면 내의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미술박물관 박물관 투어 코스로 자리 잡았다.

[영월의 예술과 문화를 느끼다.]

영월 지역에서는 민화, 한국화, 서양화, 조각, 도예, 설치미술, 사진, 판화, 공예 종교예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미학과 창조적 에너지를 교감할 수 박물관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크고 작은 예술 박물관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감성을 풍요롭게 한다.

장르별로 나누어 보면 전통과 현대 민화를 아우르는 조선민화박물관이 있으며, 한국화 부문 묵산미술박물관, 서양화 부문 제이큐브미술관, 조각 부문 국제현대미술관, 도예 부문 쾌연재도자미술관, 설치미술 중심의 젊은달와이파크, 사진과 판화의 동강사진박물관양씨판화미술관, 공예의 닥종이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종교예술 영역에서는 영월종교미술박물관만봉불화박물관이 있으며, 이색적인 해외 문화예술을 콘텐츠로 한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인도미술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예술을 테마로 한 박물관 중 공립은 동강사진박물관젊은달와이파크이다. 동강사진박물관영월군청 앞 연면적 1,940㎡ 규모의 건물에 상설 전시실 1곳과 기획 전시실 2곳, 야외 회랑, 다목적 강당을 갖추고 2005년 7월 문을 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대표 작품과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여 온 동강국제사진전 참여 작가 작품, 동강사진상 수상 작가 기증작, 강원 다큐멘터리 사진 사업으로 창작된 사진, 영월군민 기증 사진 등 1,5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근현대 시판된 130여 점의 클래식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마다 동강국제사진전, 동강사진축제, 소장품 전시회 등이 열린다.

젊은달와이파크는 2017년 개관한 공립 술샘박물관이 거의 방치되다시피하자 영월군이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면서 위탁관리하게 된 강릉 하슬라아트월드의 최옥영, 박신영 부부 조각가가 붉은색을 기조로 실내와 야외를 넘나드는 설치미술 중심으로 변신을 꾀한 복합 예술 공간이다. 2019년 6월 최옥영 작가의 소나무 장작, 폐타이어와 자동차, 스틸 패널 등 폐기되는 건축 부자재 등을 활용한 설치미술 「목성」, 「붉은 대나무」, 「붉은 파빌리온」, 「바람의길」 등과 실내 전시실 제1~4관, 술샘전시실, 공방, 카페를 아우르고 있다. 연중무휴 운영된다.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미술박물관, 양씨판화미술관김삿갓면에 자리 잡고 있다. 사립 박물관으로는 두 번째로 2000년 개관한 조선민화박물관은 민간에서 행복과 장수, 번영을 기원하며 일상 공간에 장식하였던 민화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화조도, 책가도, 작호도, 모란도, 문자도 등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희귀한 민화와 현대에 창작된 민화가 함께 전시되어 있다. 선조의 미의식이 삶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다. 해마다 10월의 김삿갓문화제 때 전국민화공모전과 어린이민화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된다. 2015년부터 전라남도 강진에 분관 한국민화뮤지엄을 개관하여 운영 중이다.

든돌마을 김삿갓계곡에 인접한 묵산미술박물관영월미술인촌 입주 작가로 활동한 한국화가 임상빈이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한국화, 서양화 등의 작품을 망라하여 2001년 10월 개관하였으나 2017년 화재로 전시관 4개 동 571㎡가 전소되었다. 이후 2층을 신축하여 2018년 2월 재개관하고 임상빈 관장의 한국화 「강촌의 만설」, 「동강의 비설」 등 영월 풍경의 수묵 세계를 선보이며 수묵화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옥동광업소로 번창하였던 모운동 폐광 마을에 있는 양씨판화미술관은 양태수 판화작가와 전옥경 냅킨아트 공예가 부부가 은퇴 후 영월 정착을 결심하고 10여 년간 작업 공간으로 쓰던 곳을 헐고 미술관과 주택을 지어 2012년 개관하였다. 주로 꽃과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목판화로 작업한 흑백판화와 다색 판화 작품을 인출하여 상설 전시하고 있다. 냅킨아트갤러리에서는 전옥경 작가의 냅킨아트 공예 소품과 장식용 접시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동강 풍경이 어우러진 삼옥리에 야외 조각 공원과 실내에 미술품이 전시된 국제현대미술관과 서양화 전시실과 카페를 겸한 제이큐브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국제현대미술관은 야외 조각 공원과 실내 전시실을 갖춘 복합 예술 공간이다. 야외에는 17개국 100여 점의 조각작품이 정원 곳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실내 전시실에는 70여 개국 작가들의 조각작품과 회화작품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영월미술인촌에 입주하여 조각 작업을 하여 오다 2000년 국제현대미술관을 건립한 박찬갑 조각가는 예술품 3,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해마다 국내외 조형 예술가들을 초대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 ‘동강 뉴 아트 밸리 프로젝트’를 통하여 예술가와 관람객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2015년 개관한 제이큐브미술관은 서양화가 장우순 관장의 작품과 소장품을 비롯하여 현역에서 활동 중인 개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영월 관내외 미술 단체 작품을 초청한 기획전을 꾸준하게 열고 있다. 2층은 전시실로 쓰이며 1층 카페에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한반도지형으로 유명한 한반도면 옹정리에 있는 쾌연재도자미술관은 도자 체험 교육이 활발하다. 영월군 남면에서 토마당도예공방을 운영하여 온 정연택 도예가 부부는 옛 옹정분교 265㎡의 학교 건물을 고쳐 2007년 9월 개관하고 정 관장의 도예 작품을 비롯하여 건축, 회화 등 장르 간 융합된 전시를 종종 열고 있다. 미술과 음악 등이 어우러져 흙을 매체로 소통하는 ‘오감만족 도자 체험’을 선보이고 있다. 북면 연덕리닥종이갤러리는 박복례 닥종이 인형 작가가 1960년대, 1970년대 생활상을 소재로 서민 정서와 문화를 보여 주는 작품과 해외에서 수집한 도자기 인형, 다양한 공예 소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종교예술 테마 박물관은 가톨릭을 중심으로 동서양 종교를 아우른 북면 문곡리영월종교미술박물관과 불화와 단청의 세계를 보여 주는 만봉불화박물관 2곳에서는 여행자에게 평화와 위안을 전한다.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은 가톨릭 목조각품과 유리화 미술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종교예술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1전시관은 프랑스, 독일, 로마에서 도제로 목조각을 배우고 국내 주요 가톨릭 성지에 성상을 조성하여 ‘리틀 로댕’으로 불리는 최영철의 성화와 성상이 전문적으로 전시 중이다. 2전시관은 최영철 관장이 수집한 불교, 힌두교, 토속신앙 등 동서양 종교예술 작품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높이 3m의 예수상 등 종교 조각품이 정원 곳곳에 놓여 있다.

김삿갓면 망경대산의 품안에 있는 만봉불화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단청장인 승려 만봉의 불화와 불화초, 유품과 유물이 한자리에 전시되어 있다. 만봉이 소장하여 오다 2012년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시왕도 초본사자도 초본 10점이 전시되어 있다. 2013년 개관한 만봉불화박물관은 최복숙 신원불교재단 대표가 승려 만봉의 불화 세계와 불교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건립하였다.

김삿갓면 진별리 고씨굴 관광지구 내 옛 청소년수련원을 개조하여 개관한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은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는 아프리카 각국의 고미술품과 전통을 응용한 현대적인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종교의례에 사용하는 가면과 인물상, 부족 수호 동물 조각상, 조각과 회화, 장식품과 생활 도구 등 다채롭다. 외교관 출신 조명행 관장이 주한 아프리카대사관으로부터 지원받고 평생 수집하여 온 아프리카인 고유의 정신과 예술 세계를 보여 주는 전시와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주천면 금마리에 개관한 인도미술박물관은 인도의 역사와 인도 보통 사람들의 삶이 담긴 흙 그림, 민화, 목조각, 철조각, 종이 인형, 자수, 섬유공예 등 다양한 장르와 기법의 미술작품과 민속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인도미술은 부족마다 달라 마두바니, 왈리, 곤드 등의 민화가 전시되는 등 인도 고유의 종교와 철학, 사회문화를 교감할 수 있는 전시물이 풍부하다. 인도 현지에서 살면서 공부한 박여송 부부가 일일이 수집한 전시품과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박물관 클러스터로서의 성과와 과제]

박물관 고을 영월의 명성은 20년 가까이 영월군이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며 박물관 육성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온 데 힘입은 점이 크다. 영월의 매력에 끌린 전문인이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자립 운영 측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영월로 이주하여 박물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는 사립 박물관계의 의지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과라는 점에서 민관 공동 협력의 결실이다.

지난 20년간 장기적 박물관 육성책과 클러스터를 추구한 결과 박물관 30여 곳이 신설되면서 박물관 중심 문화도시 브랜드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를 선점하게 된 것이다. 문화도시 이미지는 관광 명소, 자연 자원과 연계되어 더 많은 방문객을 유도하고, 체류형 관광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였다. 문화상품 개발, 농특산물 판매, 음식·숙박업 등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영월 박물관고을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의미 있는 실적을 내고, 지역민 문화예술 경험 확대에 큰 역할을 하였으나 2010년대 후반부터 정체 내지 침체 현상을 보이고 클러스터에 걸맞은 산업 확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물관의 양적 팽창에 비하여 질적 성장과 변화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이다. 박물관은 최대 27곳까지 늘기도 하였으나 박물관고을의 모태가 된 영월책박물관은 ‘광전리 책마을’ 구상을 둘러싸고 영월군과 갈등을 빚으며 2010년 폐관하고 전라남도 완주군에 삼례책마을을 조성하였다. 동강디지털소사이어티박물관도 영월군과 갈등 끝에 문을 닫았고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폐관하고 경기도 파주로 이전하였으며 청전전각박물관은 폐관하였다.

대부분의 사립 박물관은 재정이 넉넉지 않다. 또한 교통망 접근 문제도 거의 개선되지 않아 대도시 방문객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은 자립 재정의 약점이 되면서 지속적인 기획이나 재투자가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열악한 재정력은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기 쉽다. 박물관의 수집, 조사, 연구, 관리, 기획 등 전반적으로 침체 내지 정체기를 맞고 있는데 특히 전문 인력 부족 문제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시대성에 즉각적인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다른 한계점은 영월 고유의 박물관 클러스터로서 정체성이 약하여 개성과 특색을 살리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이다. 인구 대비 가장 밀도 높은 박물관 수를 보유하고 있어 영월 관광산업의 핵심적인 경쟁력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나 일관된 맥락에서 보여 주는 차별적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설 중심 수적 증가 정책은 행정 영역에서 해소 가능한 사안이나 질적 향상이나 매력도는 민간 영역의 역량이 중요한 지점인데 전반적으로 개별 박물관의 운영 역량에 차이가 있는 등 허약한 상태인 것이다.

국외 박물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박물관학 발전을 위하여 2011년 영월군은 한국박물관협회,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영월국제박물관포럼을 창설하여 국내외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5회 개최에 36억여 원의 사업비 투입에 대한 기여도와 실효성이 비판받으면서 2016년 5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국제 교류와 학술 연구의 장이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여러 한계를 뚫고 영월 박물관 클러스터의 고부가가치 창출로 한 단계 더 발전하자면 밀집화와 규모화에서 더 성장이 있어야 하며, 운영 면에서 전문적이고 내실 있는 추진 역량이 요구된다. 국립박물관·국립미술관 같은 충분한 물적 토대와 인적 구성을 갖춘 대형 박물관이나 스타급 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 중소형 박물관은 대형 프로젝트나 콘텐츠를 실행하고 싶어도 인적, 재정적 여력이 불충분하다. 중소형 박물관을 아우르는 사업과 장기적인 정책 일관성을 위하여서도 거점이 될 수 있는 국립 시설과 전문 기관이 요청된다. 박물관의 전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관내 각 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교환 전시와 도내 대학 박물관 소장품 대여 전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폐교를 박물관으로 활용한 점은 침체된 마을 활성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나 박물관이 각기 흩어져 있어 방문객의 편리나 운영자의 공간 이용이 단절되는 약점이 있다. 이 같은 제약을 특색 있는 강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박물관 외부의 자연, 마을, 유적 등 외연을 확장하여 차별화된 장소적 경험과 서비스를 산업으로 엮을 필요가 있다. 박물관과 인접 마을의 농업 체험관광, 농특산물 판매 연계에서 더 나아가 ‘박물관마을’로서의 장소성을 살린 경영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인류 보편적 가치와 인간 본질에 다가서는 문화산업은 다른 분야에 비하여 더 많은 창의성과 상상력, 시대적 감각이 요청되는 영역이다. 영월 박물관 클러스터의 미래는 제한 요소가 명확한 행정력이 아닌 역량 있는 민간 부문의 실행 의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립 술샘박물관이 민간위탁에 의하여 젊은달와이파크로 변신하여 주목받은 사례와 ‘광전리 책마을’이 구현되지 못한 채 영월책박물관마저 폐관된 실패 사례 둘 다 지역산업 관점에 시사하는 점이 있다.

한편 영월군은 202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을 상대로 국립박물관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영월에서 출토되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춘천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만 하여도 3,600여 점에 달하며 강원도 기념물 영월 창령사지에서 출토된 나한상 300여 점, 보덕사금몽암 소유의 탱화 등 불교 유물을 현지에 집대성하여 지역 역사 문화 정체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교육 체험 활용을 부각하고 있는데, 당장 박물관고을 클러스트를 제 궤도에 올리는 데도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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