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9B03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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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용 |
[농민 시인이 들려주는 마을 자랑]
합가리에서 6형제의 맏이로 태어난 이용호[1953년생] 씨는 2009년 8월 20여 명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모여서 만든 모임인 고령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으로 고령을 알리는 데 열성적이다. 그는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여 현재 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히 개실마을 방문객을 대상으로 점필재 선생과 종가 문화, 농촌 생활 문화 등을 구수한 입담으로 소개함으로써 개실마을을 꽃보다 더 아름답게 알리고 있다.
이용호 씨는 2007년 제7기 고령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받은 후 이듬해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 해설사로는 3년째 접어들지만 명해설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는 그가 ‘공부하는 해설사’, ‘열과 성을 다하는 해설사’가 될 것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다. “공부를 많이 합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라는 말처럼, 그는 문화관광해설사로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항시 배움의 자세로 생활한다.
지금도 이용호 씨는 인터넷 자료 열람은 기본이고, 대가야권을 비롯한 백제나 신라, 나아가서는 조선 시대의 역사까지 두루 공부한다. 가야권의 부족한 역사 기록을 보완하기 위해 발굴 유물을 많이 접하며 현장 답사도 병행한다. 관련 세미나와 강연회도 놓치지 않고 참여한다. 역사 문화 외에도 유적지 주변 환경을 설명하기 위한 동식물과 풍수지리 등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자연환경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생태 가이드[eco-guide]’ 교육 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탄탄한 지식으로 호기심과 재미를 자아내다]
이용호 씨는 이렇게 쌓은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방문객과의 교감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줌과 동시에 재미도 듬뿍 안겨 준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무조건 열과 성을 다해 관광객들에게 재미를 느끼도록 하여 만족시켜 주어야 합니다.”라는 지론은 전문 가이드로서의 그의 면모를 잘 나타내 준다. 실제로 그의 해설을 듣는 이들은 호기심과 재미를 느끼면서 푹 빠져든다.
개실마을 해설은 ‘개화(開花)실’의 마을 유래와 앞산의 접무봉(蝶舞峰), 뒷산의 화개산 등 자연 경관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시작된다.
점필재 선생의 후손들이 이룬 마을인 만큼 그의 학덕과 인품, 관련한 역사적 사실 등도 설명해 준다. 그런 다음 방문객의 체류 시간에 맞추어 체험과 투어 코스를 정해 마을 내부를 다니면서 곳곳을 소개한다.
관광객을 안내하는 주요 장소로는 점필재 선생을 기리기 위한 도연재를 비롯해 화산재, 모졸재, 추우재, 효행비와 잉어샘 전설, 종택, 점필재 사당 등이다.
화산재에서는 전통 혼례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도록 하며, 종택에서는 전통 한옥 구조와 종가 문화를 소개한다. 6·25전쟁 때 불타 소실된 32칸 집의 내력과 복원 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어진다.
[마을 생활도 체험해 봐야죠]
이용호 씨는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생활 문화 체험을 원하는 경우 엿이나 한과 만들기를 비롯해 개울 뗏목타기, 도자기 만들기, 미꾸라지 잡기, 농산물[딸기·고구마] 생산 등의 활동에 참여하도록 한다. 어린이들의 경우 싸움소 사육장과 동물농장도 견학시켜 준다.
체류 시간이 많은 경우에는 마을 뒷산인 화개산 등산로를 따라가며 온갖 동식물에 대한 해설과 함께 대나무 숲과 선비 정신, 도적굴과 금화(金貨), 정경부인 묘소 등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개실마을에 대한 그의 문화 관광 해설은 이처럼 마을 유래와 유가(儒家) 문화, 설화, 문화재, 자연 현상 등을 비롯해 마을 생활 문화 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때로는 한여름 땡볕 속에서 방문객들과 함께 뗏목 타기도 한다. “대나무는 나무일까요? 풀일까요?”라든가 “소나무도 항시 푸른데 왜 사군자에 들어가지 않나요?” 등과 같이, 그는 항시 질문을 함으로써 관광객들과 교감을 형성하도록 노력한다.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개실마을을 비롯한 고령군 관내 여러 관광지를 다니면서 종일토록 해설할 때는 목이 쉬기도 한다. 한여름 방문객을 데리고 주산 고분군을 수차례 오르내리면 온몸에 땀이 흥건히 고인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도 개실마을을 비롯한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긍지와 자부심에 중화되고 만다. 그가 있는 한 개실마을의 꽃은 사계절 활짝 필 것이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