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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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아라리오 갤러리 푸른 조각 공원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43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윤성희 |
공원 | 아라리오 조각 공원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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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아라리오 갤러리(http://www.arariogallery.com) |
전화 | 041-551-5100 |
[개설]
1989년에 조성된 아라리오 갤러리의 푸른 조각 공원은 예술성이 높은 조각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공원 내 각종 휴게 시설이나 녹지 공간과 어울려 천안 시민들에게 문화 향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터미널을 이용하는 많은 유동 인구에게 문화적 심미안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터미널에서 문화 공간으로]
천안 터미널 일대는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터미널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도시 속의 도시’라는 의미로 ‘스몰 시티’라 명명된 천안 종합 버스 터미널을 신축하게 되면서 터미널을 중심으로 조각 공원·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이 자리하게 되었다. 그 후로 멀티플렉스와 백화점, 아울렛 등 복합 문화 시설 및 유통 시설이 들어서고 가까이에 있는 대학가와 연계됨으로써 천안에서 가장 큰 문화의 거리로, 도심의 번화가로, 특히 각계각층이 어우러지는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천안의 명소에 자리 잡은 세계적 작품들]
아라리오 조각 공원이라 하면 1989년 세계적인 조각가인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d Fernandes)이 999개의 차축으로 만든 「수백만 마일」로 주목을 끌기 시작하여,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찬가」, 「채러티(Charity)」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만날 수 있는 야외 공간이다. 한 곳에서 유명 작품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아라리오 조각 공원의 장점 중 하나이다.
세계적인 조각가 ‘아르망’이 999개 차축으로 만든 ‘수백만 마일’로 각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아라리오 조각 공원은 허스트의 「찬가」와 「체러티」, 중국 작가 왕광이[王廣義]의 「유물주의자」를 비롯해 키스 헤링(Keith Haring)과 수지엔구어[隋建國], 브래드 하우(Brad Howe), 성동훈(成東勳)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설치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미술 공간이자 터미널의 명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하여 2007년 제2회 대한민국 공간 문화 대상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천안시가 뽑은 ‘지역의 대표 명소 12경’에 포함되었다.
3개의 구역으로 조성된 아라리오 조각 공원에는 국내 원로·중견 작가의 작품들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설치되어 있다. 특히, 아라리오 조각 공원의 실내 갤러리라 할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선정한 현대 미술 작품 200여 점이 항상 전시되어 있어 야외 공원에서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2010년에는 광장 내 작품들의 야외 설치가 10여 년이 흐름에 따라 아라리오 갤러리는 세계의 조각 공원 흐름에 발맞추어 작품을 재구성하여 데미안 허스트의 7m에 달하는 대형 조각 「체러티」 등 60여 점의 야외 설치 조각품을 이동하거나 새로 설치하였다. 새로운 설치작으로는 인도 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인 수보드 굽타(Subodh Gupta)가 스테인리스 재질의 식기를 사용하여 만든 대표작 「라인 오브 콘트롤(Line of control)」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현대 미술의 주요 작가들을 대표하는 작품을 비롯하여 기존의 서양 작가들과 함께 아시아 작가들의 조각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갤러리 내 전시와 더불어 천안 지역 시민이 한결 가깝게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아라리오 갤러리는 광장 조성 이후 처음으로 작품들을 재구성하는 만큼 국제 현대 미술의 주요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길의 도시를 이어 주는 수백만 마일]
천안은 예로부터 길의 도시였다. 천안 삼거리로 상징되는 천안의 길은 삼남 대로와 한양을 이어 주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 역사적 명성을 저버리지 않고 현대에 와서는 고속 철도에 전철을 더하여 철길이 동서남북 종횡으로 뻗어 나간다. 그런가 하면 각종 버스 노선이 실핏줄처럼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다.
외지인들에게 천안의 관문은 동남구 신부동에 있는 천안 종합 터미널이고, 문화적 상징으로는 아라리오 조각 공원이 대표한다. 터미널이 한 지역의 관문으로 인식된다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한 도시의 상징으로 조각 공원이 기억된다는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아라리오 조각 공원은 천안에서는 특별한 존재감이 있는 지역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독일의 저명한 미술 잡지 『아르트(Art)』는 아라리오 조각 공원을 꼭 가 봐야 하는 세계 미술 지도 속 한 곳으로 소개했을 정도이다.
특히 아라리오 조각 광장은 천안에서 터미널을 떠나서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조형물을 단순히 늘어놓은 전시장이 아니라 터미널의 환경적 특성과 미적 조화를 이룬 열린 갤러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안이 길의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라리오 조각 공원과 천안 터미널의 연관은 더욱 각별하다고 하겠다. 그렇기에 조각 광장을 다시 개장하던 당시에 설치된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수백만 마일」은 폐차의 차축을 재활용하여 제작한 것으로서, 공간적 특성을 가장 잘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세계 미술 사조에서 신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아르망은 96일 간의 현장 작업 끝에 가로 6m, 세로 6m, 높이 20m의 초대형 조형물을 완성하였다. 장소의 특수성을 드러내면서 하늘을 향하여 치솟은 형태를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고자 하는 무한한 희망을 표상한 이 조형물은 25년여 동안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 천안의 문화적 상징이 아라리오 조각 광장이라면, 아라리오 조각 광장의 상징은 아르망의 「수백만 마일」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충분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입장료 없는 거리의 갤러리, 아라리오 조각 광장]
터미널은 나그네의 공간으로, 뜨내기들이 스쳐 지나가고 탁한 공기와 소음으로 범벅된 시끄러운 장소라는 이미지가 덧칠되어 있다. 그러나 천안 터미널은 그런 생각이 선입견에 불과한 것임을 단적으로 증명해 준다. 백화점과 연동되어 있고 미술관과 영화관, 식당가로 이어져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내는 수준 높은 문화 공간이며, 아라리오 조각 공원을 통하여 세계 현대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보면서 동서양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적 영감으로 마음을 채워 가는 우리나라의 예술 명소이다.
작품당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하는 작품들을 세상에 공짜로 내놓는다는 것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각 광장을 재구성하려고 또다시 많은 돈을 들여 작품을 교체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적 관용이 넘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는 아라리오 조각 광장은 많은 사람이 도심 속 휴식처이자 ‘입장료 없는 거리의 갤러리’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