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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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處女 總角- 每日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
집필자 | 이원영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2003년 1월 9일 - 조사자 강진옥·신동흔·조현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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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5년 1월 10일 - 『양주의 구비문학』에 수록 |
관련 지명 | 매봉재 -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
채록지 | 만송2리 -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만송2리 |
성격 | 설화|연애담|지명 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중|처녀|아버니|어머니 |
관련지명 | 매봉재 |
모티프 유형 | 중의 파계와 자유연애|매번 만나는 고개 |
[정의]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에서 매봉재 고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처녀 총각이 매일 만나는 고개」는 시주를 얻으러 다니던 젊은 중이 시주 받은 집의 처자가 마음에 들어 여러 번 구애하고 결국 서로 사랑하게 되어 맺어지게 된다는 연애담이자, 이 때문에 매번 만난다는 고개의 이름이 매봉재로 불린다는 지명 유래담이다. 중과 처녀라는 남녀 캐릭터가 인연임을 알리기 위하여 신도가 시주한 연꽃을 뽑아 가고, 만남을 위하여 강력하게 보호자를 설득하는 등 욕망에 충실하게 행동하여 행복을 쟁취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5년 강진옥 등이 집필하고 박이정에서 간행한 『양주의 구비문학』2-자료편에 실려 있다. 「처녀 총각이 매일 만나는 고개」는 2003년 1월 9일 강진옥·신동흔·조현설 등이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만송2리[현 양주시 만송동]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이종부[남, 85]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여기에 매봉재가 있다. 매양무 ‘매(每)’자 하고, 만날 ‘봉(蓬)’자 하고, 저 살코개 ‘재[峙]’자를 써서 매봉재라고 하는데, 두 중에 얽힌 전설이다.
어떤 중이 이런저런 동냥을 내려왔다가 올라가는데, 길가 집 옆에서 여자가 두레 물을 지고 가서 ‘어디로 들어가나?’ 보니까, 그 앞집으로 들어갔다. ‘그래 내일은 틀림없이 말을 한 번 시켜보리라’ 생각한 중은 고개를 넘어가는데도 시원치가 않았다. 중이 절에서 하루를 묵고 그 이튿날 또 주지더러, “나 동냥하러 또 나가겠다.”고 말하니, “그래. 많이 얻어 가지고 오너라.”고 허락하였다.
중이 또 와서 그 앞에 지키고 앉아 있으니까 그 색시가 물을 길러 나왔다. 그 또 ‘말을 건넬까? 말까?’ 하다가 뭐라고 건넬 말이 없고. 뭐, 나 좀 살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기침을 한 번 칵하고 내뱉으니까 색시가 홱 돌아서 오면서, “아! 그, 기침이라는 게 아무데서나 하는 기침이냐? 그 배우지 못한 중이. 기침이라는 것은 벼슬아치가 그 저 옛날에 상사람이고 양반이고, 언제 양반이 상사람 앞에서 아랫사람 앞에서 기침을 하는 것이지. 아무데서나 기침하는 거냐?”며 그 타박을 주고 갔다.
그래도 그 중은 벌써 세 번 내려왔다. 암자에 다니는 사람이 선물하여 부처 앞에 놓여 있는 연꽃을 몰래 바랑에다 뽑아내 가지고 내려가 기다리던 중이 처녀를 보고 그냥 연꽃 두 송이를 그 물동이 안에다가 집어넣었다. 한 송이가 아니라 두 송이를 집어넣은 것인데, 왜 하필 두 송아리인가 하면 두 ‘이(二)’자에 인연 ‘연(緣)’자이기 때문이었다. 중이 ‘연꽃 두 송이를 집어넣어서 인연이 되나 안 되나 확인하려고 다음에 말이나 시켜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처녀가 자기 어머니를 부추겨서, “나 꿈자리가 요새 뒤숭숭하고, 사지가 좀 쑥쑥쑥 쑤시고 오한이 있는데. 절에 가서 부처님한테 불경을 드리고 오면 내 병이 나을 거 같다.”고 절에 가자고 하여 허락을 받았다. “어머니 재를 넘으시겠어요?”
“그거 뭐, 날마다 오르내리는 잰데. 뭐 말이 재지, 고개도 아니고. 재면 문경세재니 박달재니? 그런 큰 고개를 재라고 하지. 근데 이건 뭐 매봉재야."
결국 절에 도착했는데 여자가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중이 어디서 나타나나 그것만 보았다. 저녁때가 되니까 중이 저녁을 가져와서 불공을 드리러 만상을 펴놓고 합장 배례를 하고 나가는데, 거리에서 만나 본 얼굴보다 더 예쁘고 잘생겨서 여자가, ‘에이 참! 나하고 인연인가 보다. 연꽃 두 송이도 인연인데, 나하고 인연이다.’라고 생각하고 엄마를 졸랐다.
“나 그 중한테 시집을 갈 테니까. 중을 우리 집으로 불러 내려라.”
“아이, 망신스러워라. 네가 언제 중을 봤다고, 중한테 시집을 간다고 그러냐?”
“한 사오 차례 봤는데. 암만 봐도 진실한 게 사람답다. 아, 인연이니까, 나 거기로 시집가겠다.”
“아버지가 아시면 벼락난다, 벼락.”
“난 거기로 시집못가면 난 죽을 거야. 딴 데로 시집 절대 안 갈 거니까.”
그리고 연꽃 두 송이를 자기 어머니한테 갖다 주고서, “이 연꽃을 그 중이 내 물동이 안에 집어넣었어. 그르니깐 천생 인연이야. 그러니까 거기로 시집갈 거야.”
자기 영감더러 그 얘기를 하니까, “이런 발칙한 일이 가정에서 일어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중이 연애를 걸어? 중이 머리만 길으면 뭐, 중이라고 뭐 잘났어? 머리 깎았는데 바지댕이지 뛰더라도 속으로다 그래 그걸 참고 그래야지. 참지 못하고. 아이 뜨거, 뜨거.”
마누라가 영감더러, “여기 와서 일을 시키면서 머리를 슬슬 수건으로 매고 있으면 몇 달이면 붙들어 맬 수 있다.”결국에는 “아 죽는다는데. 딸이 죽는 거보단 낫지 않느냐. 좋은 일이 가정에서 도발되고서는, 중이 뭐 우리보다 못한 사람이냐고 꼬치꼬치 알아보니까. 자기 종의 큰 누나가 절의 남자하고 좋아지내다가 자기 아버지, 어머니가 반대를 해가지고서 물에 빠져 죽어버렸대. 에라, 나도 시집이구 장가구 관두구 절에 가서 머리 깎고 간 건데. 이쪽에서 또 색시를 보고 싶어 언제 철천지한이 될 건데.”라며 혼례를 치르자고 했다.
중을 부르니까 중이 얼씨구나 하고 장인 장모한테 가서 눈에 들려고 나무도 열두 짐씩 해오면서 거기서 오 개월 가량을 살았다. 오 개월이 지나니까 젊어서 머리가 쉬 자라나니 그걸 틀어서 망구를 지고 갓 감투를 씌웠더니, 인물이 호남이었다. 그래서 그걸 했는데. 만난 건 수백 번 얼마를 만났는지도 몰라. 매봉재가 그래서 매봉재야. 그 중하고 처녀하고 만났다고 해서.
[모티프 분석]
「처녀 총각이 매일 만나는 고개」의 주요 모티프는 ‘중의 파계와 자유연애’, ‘매번 만나는 고개’ 등이다. 「처녀 총각이 매일 만나는 고개」는 파격적일 수 있는 중과 처녀 사이에서 대담하게 이어지는 자유연애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사랑 이야기인데, 상사병에 걸려 자살한 언니를 거론하여 부모를 반 협박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특이한 연애담이다. 기본적으로 자유연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야기 저변에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