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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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에 속했던 남양주 지역에서 호랑이 뱃속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호랑이에게 통째로 잡아먹혀 뱃속까지 들어갔다가 살아 나온 사람의 소화(笑話)이다. 소화는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인데,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그중에서도 현실에는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인 과장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1-4-의정부시·남양주군 편에 실린 것을 재수록한 것이다.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1980년 8월 31일 조희웅·김연실·유지현 등이 당시 경기도 남양주군 미금읍[현 경기도 남양주시]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최영길[남, 76]로부터 채록한 자료이다.
[내용]
옛날에 호랑이 담배 필적에 보따리장수 하나가 보따리를 짊어지고 큰 태산준령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산대호가 나타나 보따리장수를 꿀꺽 삼켜 버렸다. 여산대호에게 삼켜져 뱃속으로 들어가게 된 보따리장수는 일단 보따리를 풀어놓고 앉았다. 보따리장수는 캄캄하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답답하였다.
잠시 후 또 한 사람이 뱃속으로 쑥 들어왔다. 그 사람은 사기장수였다. 사기장수는 사기를 짊어지고 가다가 여산대호에게 먹혀 뱃속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사기장수도 사기 짐을 벗어 놓고 앉았다. 두 사람은 캄캄한 호랑이 뱃속에 앉아서 손으로 주위를 더듬다가 호랑이의 기름막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호랑이의 기름막을 떼어다가 연료로 삼고 종이로 심지를 만든 다음 사기장수의 사기그릇에 놓고 불을 붙였다.
두 사람이 불을 밝혀 놓고 보니 호랑이 뱃속에 모여 있는 장사꾼이 넷이었다. 네 사람은 심심하니 투전이나 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네 사람은 모여 앉아 투전을 하기 시작하였다. 호랑이는 뱃속에 있는 장사꾼들이 불을 밝히고 투전까지 하자 뱃속이 뜨겁고 아파 설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호랑이가 똥을 누려고 하니 똥구멍을 통해서 밖의 환한 빛이 들어왔다. 네 사람은 똥구멍을 통해 밖을 내다보다가 호랑이의 꼬리를 발견하고 얼른 잡아채어 힘껏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호랑이는 가죽이 벗겨져 죽고 말았다. 호랑이 뱃속에서 나온 네 사람은 호랑이의 가죽과 고기를 팔아 나눠 가지고 잘 살았다.
[모티프 분석]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의 기본 모티프는 ‘호랑이 뱃속에 들어간 장사꾼의 호랑이 잡기’이다. 호랑이에게 통째로 삼켜져 뱃속으로 들어간 네 장사꾼이 멀쩡히 살아 나오게 된다는 허풍담이다. 호랑이 뱃속에 모인 장사꾼들은 우선 어두우니까 불을 밝히고, 다른 할 일이 없으니까 투전을 한다.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투전을 하며 노는 장사꾼들의 형상에는 때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화적 상상력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