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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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節氣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좌동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양력을 기준으로 하여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하여 계절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풍속을 행하는 것.
[개설]
1년을 12절기와 12중기로 나누고 이를 보통 24절기라고 하는데, 절기는 한 달 중 월초(月初)에 해당하며, 중기(中氣)는 월중(月中)에 해당한다. 태양력에 의하면 절기는 매월 4~8일 사이에 오고, 중기는 19~23일 사이에 온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의 절기는 육지에서의 시간 단위와 동일하나 1년을 주기로 한 생활공간 속의 삶, 반복적인 생활양식은 육지와 다른 점이 많다.
[서귀포의 절기행사]
입춘(立春)은 양력 2월 4일로,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날이다. 입춘날이 되면 아침 일찍 보리밭으로 가서 보리를 뽑아 뿌리의 숫자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그래서 서귀포시를 비롯한 제주 지역에서는 입춘날 여인이 남의 집을 방문하거나 수염이 많은 사람이 방문하면 그 해, 그 집 농사에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는 속신이 있다.
우수(雨水)는 양력 2월 19일로, 봄비가 내리고 싹이 돋아난다. 봄비가 내리고 언 땅이 풀리면 겨울 동안 캐지 않고 밭에 두었던 지낸 겨울 감자를 수확한다. 당근도 이 시기에 수확한다.
경칩(驚蟄)은 양력 3월 5일로, 얼었던 물이 풀려 개구리가 겨울 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결핵에 걸린 사람은 개구리의 알[멘주기]을 건져다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춘분(春分)은 양력 3월 20일로,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양배추를 수확하며, 고구마 묘종을 심고, ‘봄감자’를 파종한다.
청명(淸明)은 양력 4월 4일로 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청명에는 고사리가 돋아나기 시작한다. 서귀포시 강정동에서는 한식과 청명 절기에 산과 들로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며, 꺾은 고사리는 삶아 말려두었다 명절과 제사에 나물로 무쳐 상에 올린다. 또 산소를 돌아보고 조상묘에서 묘제를 지낸다.
곡우(穀雨)는 양력 4월 20일이로, 농사를 위한 비가 내린다는 날이다. 색달리 마을에서는 덜 익은 섯보리를 한 묶음 베어다 불에 그을려 가시렝이를 털어 내고 물렁한 쌀알을 맷돌에 갈아 쑥을 넣고 범벅을 만들어 먹으면서 배고픔을 달랬다.
입하(立夏)는 양력 5월 5일로, 여름이 시작된다는 날이다. 이 시기는 지난 겨울 파종한 보리가 익기 시작한다. 음력 4월 8일의 날씨가 맑으면 그 해 참깨 농사가 잘 된다 하여 참깨를 많이 심고, 만약 그날 날씨가 나쁘면 참깨 농사가 잘 안된다 하여 그 해는 참깨를 많이 심지 않는다. 이 시기에 유채를 수확하며, 마늘도 수확하여 말린다.
소만(小滿)은 양력 5월 21일로 한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이다.
망종(亡種)은 양력 6월 5일로 씨 뿌리기를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보리를 수확한다. 보리를 수확하여 거둬들이고 난 후, 비오는 날에 보리를 볶아 보리개역[보리미수가루]를 만들어 둔다. 보리개역은 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에 타서 먹거나 밥에 비벼 먹으면 더위를 이기고 배고픔을 잊게 한다. 망종 시기에는 자리돔이 살이 찌고 맛이 있어서 자리회를 만들어 먹거나 자리돔 젓갈을 담는다.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잡히는 자리돔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하여 보목동에서는 ‘자리돔 축제’를 한다. 자리돔 젓갈을 담을 때는 자리돔과 소금의 비율을 4:1로 하면 맛있는 자리젓갈이 된다. 이 시기에 고구마 묘종에서 자란 줄기를 잘라, 보리를 거둬들이고 난 밭에 심는다. 녹두·팥·콩 등도 이 시기에 파종한다.
하지(夏至)는 양력 6월 21일로,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시기이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하지에 조를 파종한다. 이는 제주시 지역보다 보름 늦게 파종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조를 파종 한 후에는 우마(牛馬)의 발을 이용하여 밭을 밟게 하여 땅이 단단해지도록 해야만 뿌리가 땅에 단단히 내린다. 그러나 서귀포시 대포 마을은 된땅이라 말을 이용하여 밭밟기를 하지 않는다. 된 땅에서는 비가 많이 오면 종자가 썩어 버리고 가뭄이 들면 조가 말라 죽어 조 재배에 어려움이 많다. 단오경에는 백가지 풀을 캐어 말려두었다 고아 먹으면 만병을 예방한다고 하여 풀을 뜯어 와서 말린다.
소서(小暑)는 7월 7일이다. 소서란 차츰 더워진다는 뜻이다.
대서(大暑)는 양력 7월 22일로, 매우 더운 계절이라는 뜻이다. 이 시기에 꿩은 털갈이를 하는데 꼬리털이 빠져 있어 멀리 날지 못한다. 서귀포시 성산읍이나 표선면 일대에서는 마을 공동으로 꿩사냥을 한다. 이 시기에는 조밭의 김매기를 한다. 하지에 파종한 조가 발아하여 5cm 정도가 자라면 김매기를 하는데, 조밭의 김매기는 여름철에 네 차례에 걸쳐 하기 때문에 몸이 많이 괴롭다. 음력 6월 절이 되면 “아진 방석도 돌아앉지 말라[앉은 자리에서 옮기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무더위에 몸의 기력을 잃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철 농사가 많은 제주에서는 6월 절에 놀 수만은 없다.
입추(立秋)는 양력 8월 7일이고, 가을이 든다는 뜻이다.
처서(處暑)는 양력 8월 23일로, 극성을 부리던 더위도 물러간다는 말이다. 서귀포시 중문동은, 처서에는 천제연 폭포에서 물맞이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이때 물맞이를 하면 허리병을 고치며 겨울철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시기에 양배추를 파종하며 참깨를 수확한다. 그 외에도 녹두와 팥 등도 수확한다. 처서에 날씨가 좋으면 천 가지 곡식에 이롭다고 한다. 메밀은 파종 후 3일이면 발아하는데, 발아시기를 처서에 맞춰야 한다. 메밀 파종은 늦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에 하므로 낮에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전 날 밤 쟁기를 지고 밭에 가서 잠을 자고는 다음날 새벽에 밭을 갈고 메밀을 파종한다.
백로(白露)는 양력 9월 7일로, 밤이 길어지는 때이다. 백로를 앞두고 마늘을 심는다.
추분(秋分)은 양력 9월 22일로 밤이 길어지는 때이다. 서귀포시 보목동에서는 우마의 겨울 먹이인 건초를 마련한다.
한로(寒露)는 양력 10월 8일로,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이다. 추석이 지나면 들판에 나가 말똥을 주워 말린다. 말린 말똥은 겨울철 난방용으로 이용한다.
상강(霜降)은 양력 10월 23일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때이다. 상강 시기에 보리와 무와 양파를 파종한다. 고구마의 수확은 상강 전에 한다. 고구마를 수확하면 땅을 파서 생으로 묻어 두었다가 겨울철에 꺼내 먹는다. 상강을 전후하여 밭벼[산듸]를 수확하며, 상강이 지나면 메밀을 수확한다.
입동(立冬)은 양력 11월 7일로,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다.
소설(小雪)은 양력 11월 22일로,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때이다. 서귀포시 보목동에서는 동백나무의 열매를 주어다 기름을 짠다. 동백기름은 머리에 바르거나 위장병과 폐결핵의 치료약으로 먹는다. 11월 중에 돼지우리에서 거름을 퍼내어 마당에 펼쳐놓고 그 위에 보리씨앗을 뿌려 소로 밟게 한다. 그러면 보리씨가 거름에 붙게 되는데, 이 거름을 2~3일 쌓아 두었다가 밭에 뿌리면 보리 수확량이 많아진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21일로, 겨울이 되어 큰 눈이 내리는 때이다.
동지(冬至)는 양력 12월 29일로,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이 날 팥죽을 쑤어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서귀포시 중문동에서는 음력 10월에 메주를 만들어 두었다가 동지에 장을 담는다. 이 시기에 장은 담아야 장이 맛이 있다.
소한(小寒)은 양력 1월 6일로, 겨울 추위가 심한 때이다. 유채를 파종하여 겨울철 나물용으로 육지로 판다. 음력 섣달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돈을 모아 소 추렴을 하여 명절 제숙을 준비한다.
대한(大寒)은 양력 1월 21일로, 겨울 중 가장 추운 때이다.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까지이며, 이 시기에는 지상의 모든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다. 그러므로 이때 이사나 집수리, 산소수리 등을 해도 동티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