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0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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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間療法 |
영어공식명칭 | Folk Medicin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형동 |
[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민간에 전하여 오는 경험 의학.
[개설]
민간요법은 사람들이 의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병을 고치고자 가까운 산과 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성·동물성·광물성 물질들을 써 본 실천적 경험에 기초하여 생겨난 것이다. 오랜 세월을 전하여 내려오면서 병 치료에 널리 쓰여 왔으며 그 과정에서 내용들이 더욱 풍부해졌다. 그중에는 효과가 입증되는 좋은 요법도 있고, 효과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거나 과학적인 토대가 없는 요법도 있다. 민간요법은 물리적 방법이나 주술적인 방법이 활용되며 때로는 두 가지 방법이 혼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민간요법은 강원도 철원군에서도 다양하게 전하여 오고 있다.
[질병에 따른 사례]
철원군에서 조사된 민간요법의 사례를 질병에 따라 제시하면, 먼저 눈에 삼[눈동자에 좁쌀 크기로 생기는 하얀 점이나 붉은 점]이 섰을 때에는, 해가 돋을 때 종이에 물고기[붕어] 그림을 그려 송곳으로 그 물고기의 눈을 꿰어 나무기둥에 꽂아 놓는다. 물고기를 꿰어 놓는 높이는 환자의 눈 높이와 같게 한다. 또는, 헝겊에 팥을 싸서 삼이 난 곳에 세 번 문지르고 그 팥을 우물에 떨구며 “내 삼눈 빼 가라.”라고 한다. 또는, 해돋이 때 환자의 얼굴을 벽에 그려 놓고, 삼 난 쪽의 눈에 송곳을 꽂아 놓는다. 또는, 명태나 조기 대가리의 눈을 송곳으로 꿰어 나무기둥에 꽂아 놓는다. 또는, 해가 돋을 때 환자로 하여금 해를 쳐다보고 서 있게 하고 나서 파란 헝겊에 팥 몇 개를 싸서 그것으로 삼 난 눈을 비벼준 다음, 헝겊에 싼 팥을 물에 넣어 보면 그 팥에 허옇게 삼이 묻어 나왔음을 볼 수 있다.
눈에 다래끼가 났을 때에는 다래끼가 난 부위의 눈썹 세 개를 뽑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돌 세 개를 놓고 그 속에 묻어 둔다. 또는 쇠말뚝[소를 매어 두는 말뚝]을 빼다가 다래끼 난 쪽 눈을 비벼 주면서 “쇠말뚝도 다랏 났냐, 쇠말뚝도 다랏 났냐.”라고 소리쳐 주면 다래끼가 낫는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다쳐 피가 날 때는 피가 나는 곳에 재나 흙을 바른다.
아이의 몸에 두드러기가 났을 때에는 아이를 부엌 아궁이 앞에 데려다 세워 놓고 옷을 벗긴 다음, 몸에 소금을 뿌리며 “중도 고기 먹니, 중도 고기 먹니?” 하면서 부엌 비로 쓸어 준다. 또는 변소 이엉의 짚을 빼다가 불을 피워 그 연기를 쏘이게 한다. 아니면, 칡덩굴을 몸에 감고 자게 한다.
얼굴에 버짐이 생겼을 때에는 해돋이 때 이슬 맺힌 풀잎을 대여섯 개쯤 뜯어다가 그것을 버짐에 떼었다 붙였다 하며, “충아 충아 강낭충아, 시인이 배지지하니 금시자막 신하라.”라는 주문을 외운다. 풀잎 한 장 한 장마다 이런 주문을 세 번씩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그 풀잎들을 한데 모아 허드렛물이 흘러 나가는 수챗구멍에 묻는다.
학병[말라리아 또는 하루거리]에 걸리면 앓은 날 새벽, 어머니나 할머니가 환자를 깨워 뒷동산 묵은 묘로 데리고 간다. 그 묘를 세 바퀴 돌게 하고 집으로 다시 데리고 와, 마당 가운데에 양손과 양발을 짝 벌리고 눕게 하고 나서, 낫으로 누운 사람의 둘레를 따라 형태를 그린다. 그러고 나서 환자를 일으켜 세우고 그 환자 몸 그림의 중심부에 낫을 꽂아 놓는다. 또는, 환자를 멍석에 말고 소가 넘어가게 한다. 또는, 하루거리를 앓은 날 새벽, 행주에 물을 축여 환자의 몸에 철썩 붙이며 “뱀이다.”라고 소리쳐 놀라게 한다. 또는, 돼지머리를 사다가 삶아서 살은 발라 환자에게 먹이고 뼈만 골라 왼새끼로 묶고, 묵은 밭고랑을 환자의 나이 숫자만큼 넘어가 그 뼈를 묻으면 하루거리가 낫는다. 또는, 학병에 걸리면 “도둑놈 앓는다.”라고 한다.
동티[지신(地神)을 화나게 하여 재앙을 받는 일]는 손이 있는 방위에 못을 박거나 물건을 옮겼을 때, 손이 있는 방위의 흙을 파거나 높였을 때, 또는 그런 쪽에 헛간, 외양간 등을 지었을 때, 손이 있는 방향으로 이사를 갔을 때 난다고 하며, 동티가 나면 집안에 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럴 때에는 물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그 위에 바가지를 엎어 놓는다. 그리고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잘라다 물동이 위의 바가지를 두드려 댄다. 그러면 동티가 잡혀 환자의 병이 낫는다. 또는, 푸닥거리를 하는데 대개 장독대에 맑은 물을 떠 놓고 촛불을 밝이고 나서 액이 물러가기를 비는 식이다. 집안의 부녀자들이 하기도 하고, 그런 일을 전혀 할 줄 모르면 할 줄 아는 노인이나 무당을 불러다 빌기도 한다. 또는, 동티대비[동티잡이]를 해도 동티가 잡히지 않으면 솥에 물을 한 사발 붓고 거기에 사발을 엎어 놓은 다음, “동토 잡자 동토 잡자.” 하면서 아궁이에 불을 서너 번 지핀다. 그러고 나서 솥 안을 보면 부은 물이 모두 사발 안으로 쏙 들어간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전자는 동티가 잡힌 것이고 후자는 동티가 잡히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