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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4170
영어의미역 Scale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강원도 강릉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정룡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소설
작가 황순원[1915~2000]
발표연도 1963년 10월연표보기
발표매체 『현대문학』통권 제106호
주요 등장인물 은영|나

[정의]

강릉의 「양어지 전설」을 바탕으로 한 황순원(黃順元)의 소설.

[개설]

경주의 서생과 강릉의 처녀가 양어지에서 사랑을 나누다 헤어졌으나 잉어가 편지를 전달해주어 결혼했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소설에서는 강릉 경포마을에 사는 은영이가 꿈속에 잉어가 되어 나에게 잡혔다는 편지를 보냈는데, 그것은 결혼 날짜를 잡은 은영이가 새 생활로 접어들기 전에 잉어처럼 헌 비늘을 털어버리기 위해 마음대로 헤엄쳐 다닌 것으로 꿈과 현실의 이중적 상황을 설정하여 신비한 문맥으로 형상화하였다.

[창작경위]

이 소설은 작품의 서두에 잉어가 편지를 전한 양어지 전설을 인용하고 있는데 『고려사(高麗史)』「악지」「명주가」의 배경설화이다. 신라 명주군왕 김주원(金周元)의 부모인 무월랑(無月郞)연화부인(蓮花夫人) 박씨의 아름다운 운명적 만남을 작품의 창작배경으로 하였다.

[구성]

잉어 전서(傳書)는 보은형 설화로, 키워준 처녀를 위해 편지를 전해준 ‘이어척소(鯉魚尺素)’ 고사이다. 잉어낚시 때문에 경포로 왔다가 그곳에 사는 은영이와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꿈속에서 잉어가 된 은영이가 나의 낚시에 잡혔으나 호수와 친해져야 한다는 나의 말처럼 현실과 타협하여 결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잉어피를 많이 마셨으나 그녀의 아버지는 죽었고, 잉어 꿈을 꾼 은영이도 결국 호수와 친해지기로 하였다. 그러므로 잉어를 좋아하던 나도 앞으로 잉어고기 먹는 것을 삼갈까 한다는 것이다. 잉어에 대한 속신적 삽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잉어 꿈을 통해 표출한 심리적 표현력이 뛰어나다.

[내용]

경포대를 여행한 일이 있는 나는 어부의 소개로 호숫가 조촐한 집에서 묵었다. 이 집주인은 어업을 하다가 병을 얻어 죽었고, 그 미망인과 딸 은영이만 살고 있는 집이다. 이 집 모녀와 정이 든 나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경포호수에서 잡은 잉어를 은영이가 요리를 했다.

서울로 돌아와 1년이 지난 어느 날 은영이로부터 잉어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편지가 왔다. 그것은 내가 금촌 근처에서 잉어를 잡아 회를 쳐서 먹은 지 이틀 후이다. “깜빡 졸았어요. 보통 때는 그런 일이 통 없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노곤했던가 봐요. 어느새 제가 잉어가 돼 있었어요. 마음대로 헤엄쳐 다녔습니다. 참 상쾌했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까 선생님이 뚝에 앉아 낚시질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어찌나 반갑던지요. 물속에서 아무리 선생님을 불러도 못 알아들으시데요. 그래 선생님께 잡혀드려서 저라는 것을 알리려고 선생님의 낚시를 꽉 물었어요. 그리고는 잠이 깨었습니다. 혹 선생님 낚시질 다니시는지요.”라고 하였다.

그리고 꿈을 꾸었기에 편지를 했고, 새로운 결혼생활로 접어들기 전에 꿈속 잉어였지만 마음대로 헤엄쳐 다닌 것도 헌 비늘을 털어버리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즉 잉어 비늘은 과거의 나를 상징하는 것이고, 새 출발을 위해서는 털어버려야 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특징]

이 작품은 강릉에서 만났던 은영이가 「명주가」의 서생과 처녀처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을 복선으로 깔아놓은 것이다. 「명주가」의 만남은 이별, 그리고 다시 만남을 통해 결혼을 성취했으나 소설 「비늘」에서 나와 은영이의 만남과 이별은 그대로 이별이 되고 말았다. 「명주가」와 「비늘」은 잉어를 매개로 한 작품인데, 고난을 극복한 사랑의 성취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실패를 상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설화의 소설화에 성공한 작품으로, 「명주가」의 만남이 오늘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잉어 전서의 신화적 삽화를 현대적 문맥으로 환치하여 완결되지 못한 남녀의 만남을 문학적으로 표출한 작품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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