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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301555
한자 民間信仰
영어음역 mingan sinang
영어의미역 folk beliefs
이칭/별칭 속신(俗信)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강원도 강릉시
집필자 황루시

[정의]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종교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민간에서 전승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신앙.

[개설]

민족적 특성이 강한 민속종교나 신앙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민간신앙은 대상이 정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아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민간신앙은 다양한 범주를 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속신을 의미하고 점복을 포함시키기도 하며 무당을 사제로 하는 무속신앙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민간신앙은 외래종교의 요소가 혼합되어 있다 해도 비교적 민족적 고유성을 갖고 있는 신앙이다. 전통성이 강하고 민족적 의식이 강한 신앙을 의미한다. 민간신앙은 원시성을 갖고 있다. 이때의 원시성은 비과학적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보편 종교에 비해 종교로서의 조직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말한다. 보편 종교들이 교조, 교리 교단조직을 갖춘데 비해 민간신앙은 그 점이 매우 취약하다. 민간신앙은 신앙자들이 지배계층이 아닌 서민 또는 대중들이다. 지식인이나 지배자들은 사회 지배의 원리로 종교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민간신앙은 민간인들이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 나가는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키워 나가는 종교이다. 서민 또는 대중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민속종교는 민간신앙 또는 민중신앙이 되는 것이다.

[역사]

강릉 지역 민간신앙의 역사는 과거 동예의 무천에서 찾을 수 있다. 10월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은 천신에게 풍년을 감사하면서 부족국가의 태평을 기원하는 의례였다. 또한 동예는 산천을 중시하고 호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내려와 강릉단오제에 반영되고 있다. 강릉단오제에서 모시는 여성황신은 바로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여인이기 때문이다.

예족은 별자리에 밝아서 별자리를 보고 여러 가지 일을 예지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곧 성점법의 발달을 의미한다. 지금도 음력 2월 6일 좀상날에는 좀상별과 달의 거리를 측정하여 풍흉을 점치는 민속이 있는데 이 또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습속이라고 하겠다.

[종류]

민간신앙은 주로 가정이나 마을이라는 지역생활공동체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발전한 종교이기에 가신신앙과 마을신앙이 중심을 이룬다. 그 외 무당이라는 전문적 사제가 있는 무속신앙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1. 가신신앙

가신신앙을 대표하는 의례로 안택이 있다. 터제사라고도 한다. 강릉 지역에서 안택은 주로 정월에 지낸다. 하지만 정해진 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달에 좋은 날을 받아서 한다. 2월은 남의 달이라고 해서 하지 않는다. 3월에 하는 수도 있다. 날을 받지 않는 경우는 주로 첫정일[初丁日]에 지낸다. 날이 정해지면 먼저 금줄을 친다. 금줄은 들어오는 입구에 모두 치고 바닥에는 황토를 일곱 삽씩 떠서 던진다.

제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떡이다. 시루는 성주시루와 토지시루 두 개를 찐다. 가을에 따로 담아 놓았던 성주단지의 쌀을 꺼내 팥을 넣고 성주시루를 찐다. 토지신시루는 백설기를 한다. 그 외 고간(곳간)은 뭉셍이를 한다. 군웅에는 반데기를 올린다. 반데기는 동그랗게 반죽해서 만든 것이다.

안택의 신앙 대상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성주: 성주는 안방에서 모신다. 특별히 신체는 없고 그냥 종이에 성주지신이라고 써 붙인다. 성주시루 위에 정한수를 한 그릇 올린다, 제주는 감주를 쓰는데 잔을 세 개 올린다. 젓가락도 세 개를 올리며 과일, 어물, 등을 놓는다.

2) 지신: 지신은 댄에서 모신다. 지신시루는 백설기이다. 밥은 커다란 양푼에 담고 수저를 다섯 개 꽂는다. 탕도 큰 그릇에 뜬다. 제주는 감주를 사용하는데 역시 큰 그릇에 담는다. 어물도 많이 놓는다. 제사가 끝난 뒤 고신내(고시레)를 많이 한다.

3) 조왕: 조왕은 제주 한 잔, 밥 한 그릇, 수저 한 벌, 숯그릇, 움난 무 한 접시, 미나리 한 접시를 놓고 지낸다.

4) 곳간: 곳간에는 여자만 간다. 농사가 잘되어 풍년이 들어서 먹고 남게 해 달라고 빈다.

5) 서낭: 마을 서낭당에 가서 지낸다. 먼저 당 앞에 황토를 뿌리고 괫목을 깎아 붙인다. 나무를 잘라 서낭지신이라고 써서 꽂은 후 재배한다. 제물은 성주시루의 떡을 한 쟁반 담고, 새옹메, 생소고기, 포, 계란을 가져가고 감주와 수저 한 벌을 가져간다. 집에 돌아오면서 금줄을 걷는다. 돌아올 무렵이면 대개 날이 샌다.

6) 군웅: 서낭당에 간 사이에 여자가 혼자 군웅을 위한다. 부엌에 붙은 외양간에 가서 여물 잘 먹고 새끼 잘 낳게 해 달라고 빈다. 제물은 아주 간단하게 성주실기의 떡을 한 조각 잘라 가져가서 놓은 후 빌고 마지막으로 제주를 한 잔 바닥에 뿌리고 마친다. 모든 제사를 마치면 다시 아침에 밥 한 가마, 국 한 솥을 끓여서 식구는 물론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먹는다.

2. 마을신앙

서낭제는 마을신앙을 대표하는 민간신앙이다. 강릉 지역에서 마을을 수호하는 신은 골매기서낭으로 마을마다 돌과 나무, 또는 집을 지은 서낭당이 있다. 강릉단오제 역시 국사성황을 모시는 서낭제의 하나이다. 어촌의 경우 수서낭(남서낭)과 암서낭(여서낭)으로 나뉜다. 암서낭은 바닷가에 있는데 바위나 혹은 나무가 신체이다. 수서낭은 마을 뒤에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수서낭은 마을 전체의 안과태평을 지키고 암서낭은 해사를 돌본다. 그 외 짐대, 진대, 진또배기라고 부르는 솟대가 있다. 안목에서는 진대가 수서낭으로 모셔지고 있다.

3. 무속신앙

산메기는 문자 그대로 산을 먹이는, 즉 대접하는 신앙이다. 현재는 심곡과 도직리에서 전승하고 있다. 단옷날 새벽에 의례를 행한다. 산의 신체는 왼새끼를 꼰 것으로 부엌에 걸어 두고 고기나 어물 등 비린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한 점씩 매단다. 단옷날 새벽 주부가 온갖 제물을 갖춘 후에 산을 벗겨내어 함께 가지고 산으로 올라간다. 주부는 집안마다 정해 내려오는 소나무를 찾아가 먼저 산을 매달고 제물을 차린 후 절하면서 자손발복을 빈다. 그 외 소는 산에 매인다고 하여 소가 아프면 산 앞에서 빈다.

어촌에는 남근신앙이 남아 있다. 안인의 해랑당에서는 나무로 남근을 깎아 모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남근신앙의 유래를 말해 주는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옛날 한 처녀가 있었는데 바다에 나간 약혼자가 돌아오지 않자 봉화산에 올라 매일 바다를 바라보면서 슬퍼하다가 마침내 떨어져 죽었다. 그후 조난사고와 흉어로 마을이 피폐하게 되었다. 무당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남근을 깎아 모시라고 하여 말을 따랐더니 그 후 피해가 없었다.

1960년 초 마을의 한 부인이 미쳐서 해랑당을 오르내리면서 “해랑이 설악산에 사는 김대부를 모셨으니 위패를 모시라.”고 하였다. 이를 따라 이제는 김대부의 영정을 모시고 더 이상 남근을 깎지 않는다. 또한 강문에서 여서낭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반드시 우랑을 쓰는데 이 역시 남근신앙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징]

첫째, 신앙의 대상이 되는 신은 매우 다양한 다신론적 특징이 있다. 천신, 산신, 수신 등 자연신을 비롯하여 동식물의 영혼, 사령, 집안의 여러 곳에도 모두 신이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신들은 전지전능하기보다는 인간적인 제약, 개성을 가지고 있고 생활이나 생산에 관한 것, 재물 등에 구체적인 기능을 갖고 역할을 한다. 신이지만 절대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공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신도 있으며 인간에게 얻어먹는 존재도 있지만 민간신앙의 의례는 이처럼 다양한 신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둘째, 개인신앙이라기보다는 생활공동체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가정의 신앙, 또는 마을 전체로 신앙되고 있다. 개인이 병이 나서 굿을 하는 경우에도 집안 전체를 위하는 굿을 하기 때문이다.

셋째, 외래종교와 습합되는 성격이 있다. 특히 민간신앙은 불교와 상당 부분 습합되어 있다.

넷째, 민간신앙은 구체적인 생사화복을 다루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기우제를 지내고 우환이 있거나 병이 나면 푸닥거리나 비손 등의 의례를 행한다. 특히 재물을 얻기 위한 의례가 많다. 신에 대한 태도는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이고 기능적이어서 서로 주고받고 은혜를 베푸는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 죽음에 관해서도 내세에 대한 관념보다는 현실에서 어떻게 죽음을 피하고 장수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현실적인 이익을 추구하려는 주술성이 강하다.

다섯째, 보편 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윤리의식이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연이나 혈연을 중심으로 한 생활공동체의 신앙이기 때문에 그 외에 존재에 대해서는 상당히 배타적이다. 예를 들어 정초에 하는 ‘용알뜨기’는 이른 새벽 우물에 가서 먼저 물을 뜬 사람이 흔적을 남긴다. 이는 올 한해의 풍요로운 물을 자신이 독점했다는 의미이다. 또한 마을제사가 끝나면 마당굿을 하는데 이때 잡귀를 물리기 위해 ‘잡귀잡신은 물알로, 만복은 이리로’라는 주문을 외우면서 마을 밖으로 음식을 버린다. 마을의 경계는 곧 다른 마을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모두 자기 집안, 자기 마을만 생각하는 다분히 이기적인 사고라고 하겠다.

여섯째, 민간신앙은 사회적 통합기능이 있다. 민간신앙에서 민족의 신, 마을의 신, 가정의 신을 모시고 의례를 통하여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기능은 현대사회에서 매우 필요한 것이라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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