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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소 설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102222
한자 麗妓沼說話
영어의미역 The Tale of Yeogiso Pond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차평리
시대 조선/조선 전기
집필자 안상경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지명담
주요 등장인물 선옥
모티프 유형 사람이 빠져 죽은 못

[정의]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 차평리에 전해오는 여기소(麗妓沼)에 관한 설화.

[내용]

이 설화는 안타까운 생을 산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생극면 소재지인 신양리에서 동북으로 약 5㎞ 지점에 ‘여기소’라고 불리는 못[沼]이 있다. 조선 초기 이 곳 못이 내려다보이는 평탄한 암반은 글을 좋아하는 선비 유생들이 앉아 천하사를 공론하고 시를 읊으며 즐기던 곳이었다.

어느 해 여름, 지나가던 보부상 하나가 이곳에서 쉬어가며 경기도 광주 땅에 선옥이라는 예쁜 기생이 줄을 잘 타는데 이곳으로 데리고 와서 폭포수를 바라보며 줄을 태우면 한결 즐거움이 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선비들은 좋은 생각이라며 즉시 사람을 보내 선옥이라는 기생을 데려오게 하였다.

선비들이 선옥을 보니 천하에 이토록 예쁜 미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옥은 과연 절세가인(絶世佳人)이었다. 선비들은 황홀한 기분으로 선옥을 맞이했다. 선옥은 노래도 잘했고 시작(詩作)도 일품이었다. 다만 선옥의 얼굴 어딘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어 있어 불길한 느낌을 주는 안색이었다.

그 때 이곳을 지나가던 한 노승이 은밀히 선옥을 불러 “얼굴을 보니 죽음을 면치 못할 상이구나. 내가 살아날 방법을 일러 줄 테니 내일 칠장사로 찾아오라”고 일렀다. 그러자 선옥은 조용히 입을 열어 “죽을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피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마음 편안함이 고요한 대해(大海)와 같습니다. 그러니 염려마십시오”라고 대답하자 노승이 결연히 깨달은 바가 있어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다음 날 선옥은 여러 선비들과 다시 여기소에 나와 자신의 장기(長技)인 줄타기하기 위해 폭포를 중심으로 못의 양쪽에 있는 나무에 줄을 매어 늘이고 그 위에 올랐다. 그 때 선옥은 하얀 치마저고리에 흰 버선을 신었는데 암반 위에서 그녀를 바라본 모습은 마치 한 마리 고고한 백학 같았다.

선비들은 입을 벌린 채 넋을 잃고 한 마리 백학이 폭포를 등지며 외줄을 타고 못 위를 너울너울 춤추듯 건너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기침은 고사하고 숨소리마저 죽였다. 그런데 한 번 지나가고 다시 외줄을 타고 되돌아가던 선옥은 줄 한가운데서 멈칫하더니 몸을 날려 물 속으로 곤두박질을 했다. 이것을 본 좌중은 일시에 자리에서 일어서며 “악!” 소리를 질렀다.

솟구치며 오르는 폭포수에서 선옥의 하얀 시체가 떠오른 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 상처 하나 없는 그 아름다운 얼굴은 마치 생시의 얼굴처럼 온화하고 혈기마저 있는 듯 보였다.

그 후부터 여기소 암반에서 선비들이 모이는 일이 없어졌다. 사람들은 선옥이 줄을 타다가 실족(失足)하여 못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고 하나 현장을 본 사람들은 분명히 선옥이 스스로 몸을 던져 자살을 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절세가인 선옥이 왜 스스로 몸을 던졌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로부터 ‘아름다운 기생이 죽은 웅덩이’라고 해서 이곳을 ‘여기소(麗妓沼)’라 부르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사람이 빠져 죽은 연못의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전승되고 있으나 죽은 이가 여자 기생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특이하다. 또한 죽은 이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못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이러한 모티프를 가진 다른 이야기와 차이를 보인다.

[참고문헌]
  • 『음성의 구비문학』 (음성문화원·음성향토문화연구회, 2005)
  • 음성군청(http://www.es21.net)
  • 음성군 생극면사무소(http://sg.es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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